3월 수출 추이가 심상치 않다. 관세청은 이달 1∼10일 수출이 110억 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9.1% 감소했다고 11일 밝혔다. 반도체와 석유화학과 같은 주력 품목의 수출이 꺾였고, 수출 대표 지역인 중국이 부진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반도체와 석유제품은 각각 29.7%, 39% 역신장했다. 승용차와 가전제품이 5.2%, 7.4% 각각 소폭 증가했지만 분위기 반전에는 역부족이었다. 수출 국가별로는 일본이 -29.3%으로 가장 크게 떨어졌다. 그 뒤로 중국(-23.9%), 미국(-17.0%), 유럽연합(-10.2%) 순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두 측면에서 심각하다. 하나는 3개월 연속 부진 상황에서 기대한 3월도 출발이 좋지 않다는 점이다. 수출은 지난해 12월부터 감소세로 돌아서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3개월 연이은 감소는 2014년 10월~2016년 7월 19개월 연속 줄어든 이후 처음이다. 이달도 살얼음판을 걸으면서 수출이 경제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지난해 말 예측이 현실화했다. 또 하나는 주력 제품인 반도체가 날개 없이 추락한다는 점이다. 반도체는 그나마 경제 성장을 유지한 일등공신이다. 반도체 수출이 고공성장하면서 지난해 침체한 국내 경기를 가까스로 떠받쳤다. 반도체 수출이 올해 들어 월 평균 20% 가까이 떨어진다면 단순한 사이클 문제는 아니라고 봐야 한다.
구조적인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 수출 주도 성장을 위해서는 지원과 활성화 대책만으로 부족하다. 수출 보전을 위한 근본 해법을 찾아야 한다. 결국 내수를 진작시키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미-중 무역 갈등을 포함한 세계 교역 환경을 볼 때 저성장 수출 기조는 불가피하다. 민간 소비를 활성화할 수 있는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 소득 주도 성장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3년째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지만 아직도 정책 효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소비를 자극하고 기업을 움직일 수 있는 과감한 내수 활성화 정책이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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