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반도체 소재인 '흑린' 성능 저하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풀었다.
한국연구재단은 연세대 이연진 교수·한국외대 김태경 교수 연구팀이 흑린 성능저하 문제를 해결할 이론적 토대를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팀은 흑린 성능 저하를 결정하는 핵심 물리량이 전자 밀도 즉, 물질 내 특정 에너지에 존재하는 전자량이라는 점을 규명했다.
흑린은 두께에 따라 밴드 갭(에너지 준위 차) 변화를 일으킨다. 연구팀은 독특한 물리적 성질이 성능 저하와 연관성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실험했다.
일반적 추정과는 반대로 8개 층 이상 두꺼운 흑린이 2개 층의 얇은 흑린보다 빠른 성능 저하를 보였다. 연구팀은 '흑린이 두꺼울수록 밴드 갭이 작아지고 전자 밀도는 커진다'는 이론적 모델을 개발했다.
김태경 교수는 “흑린 성능 저하 원인을 설명하는 이론을 제시했다”면서 “흑린 표면 전자 밀도를 정밀하게 제어해 전기적 특성뿐 아니라 안정성 또한 높인 전자소자를 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흑린은 전기·광학적 성질이 우수해 차세대 2차원 반도체 소자로 주목받는다. '꿈의 신소재'라 불리는 그래핀과 비교된다. 그래핀처럼 흑린도 2차원 박리를 할 수 있어 유용하다. 그래핀보다 전류 제어를 쉽게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공기 중 산소나 수분에 취약해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연구는 교육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 지원으로 수행했다. 성과 설명은 이날 국제학술지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내부 표지 논문으로 출판됐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