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사상 초유 미세먼지 습격…공기청정기 경연장된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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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7일까지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됐다. 전례 없는 고농도 미세먼지가 들이닥치면서 발생한 사상 초유 사태다. 미세먼지 이슈가 연일 악화되면서 공기청정기 수요가 급증했다. 한국은 글로벌 공기청정기 제품이 먼저 출시되는 국가가 됐다.

◇세계 공기청정기가 몰린다

지난달 해외 가전사 두 곳이 공기청정기를 한국에 내놨다. 글로벌 가전사 일렉트로룩스는 자사 첫 공기청정기 '퓨어A9'을 글로벌 시장 중 한국에 가장 먼저 출시했다. 퓨어A9 헤파필터 등급은 H13으로 초미세먼지 8분의 1 크기까지 99.98% 제거한다. 일렉트로룩스가 국내에 가장 먼저 신제품을 들고 왔다는 점은 이례적이다. 그 만큼 한국 공기청정기 수요가 압도적이고 가전시장에서 신품목으로 안착했기 때문이다.

같은 달 일본 발뮤다도 신형 공기청정기 '발뮤다 더 퓨어'를 한국에 가장 먼저 출시했다. 발뮤다 더 퓨어는 6년 만에 내놓은 신제품이다. 제품 출시를 알리기 위해 테라오 겐 발뮤다 대표가 직접 한국에 방문했다. 발뮤다가 국내에서 인기를 끌면서 한국시장 위상이 달라졌고, 공기청정기 분야에서는 한국이 세계적으로도 손꼽히기 때문이다. 공기청정기 판매량은 한국이 일본보다 10배 많다는 게 테라오 겐 대표 설명이다.

다이슨, 블루에어도 국내에 프리미엄 공기청정기 제품을 지속해서 선보이는 해외 브랜드다. 최근 블루에어는 차량용 공기청정기 '캐빈에어'까지 내놓으면서 틈새시장 공략에 나섰다. 다이슨은 지난해 11월 선풍과 온풍, 공기청정기능을 한꺼번에 지원하는 '퓨어핫앤쿨' 공기청정기를 출시했다.

스위스 공기청정기 브랜드 아이큐에어는 제품 가격이 200만원에 육박함에도 올해 들어 판매실적이 늘었다. 아이큐에어 관계자는 “최상급 모델인 헬스프로250은 최근 미세먼지 대란에 힘입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25% 상승했다”고 말했다.

해외가전사 쇄도에는 공기청정기 핵심 시장으로 손꼽히는 한국에서 성공하면 세계시장에서도 통한다는 전략이 깔려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 평가다. 국내 공기청정기 시장 성장세는 급격하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GfK에 따르면 국내 공기청정기 연간 판매량은 2016년 69만8200대(2208억원), 2017년 105만4700대(4137억원), 지난해 180만1600대(7590억원)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국내 업계 추산치는 이보다 더 크다. 업계에서는 2016년 115만대, 2017년 140만대, 지난해 250만대를 넘긴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350만대 이상을 달성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연초부터 공기청정기 판매량이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350만대 달성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전망된다.

◇역대 최고 미세먼지 사태…국내 제조사 실적↑·시장 외연 확대까지

공기청정기 수요가 폭증하면서 국내 가전기업 업계는 대형 호재를 맞았다. 이제는 휴대용, 차량용, 목걸이형 등 공기청정기 시장 외연까지 확대될 조짐이다.

삼성전자는 6일 기준 공기청정기 판매 대수가 일일 기준으로 역대 최다치를 기록했다. LG전자는 이달 들어 공기청정기 판매 대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 3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주가도 반응하고 있다. 이달 5일까지만 하더라도 2000원대 후반을 맴돌던 대유위니아 주가는 8일 종가 기준 3600원이다. 약 30% 뛰었다. 대유위니아 주가 상승폭에는 공기청정기 판매 호조세가 작용했다. 실제로 이달 1일부터 5일까지 '위니아 공기청정기' 판매는 작년 같은 기간 대비 685% 증가했다.

위닉스는 이번 미세먼지 대란 최대 수혜기업 중 하나다. 지난해 말 1만3000원대였던 위닉스 주가는 7일 종가 기준 1만7700원이다. 연초부터 극성인 미세먼지에 위닉스 주가는 무섭게 상승했다. 6일 종가는 1만8000원을 넘기기도 했다.

쿠쿠홀딩스도 공기청정기 관련주로 꼽힌다. 쿠쿠는 청정 생활가전 전문 브랜드 '인스퓨어'를 출범하는 등 공기청정기 브랜드 파워를 키웠다. 연초 11만8000원이었던 주가는 8일 기준 15만원을 넘어섰다. 2월 말부터 주가 상승세가 확연히 높아졌다.

공기청정기 시장 외연 확대가 기대된다. 공기청정기 대명사인 가정용 공기청정기뿐만 아니라 틈새 공기청정기 시장 역시 성장하면서다. LG전자는 이달 중 휴대형 공기청정기인 퓨리케어 미니 공기청정기를 내놓을 예정이다. LG전자 첫 휴대용 공기청정기다.

이와 함께 차량용 공기청정기 시장이 가전사 공략 대상으로 떠올랐다. 퓨리케어 미니 공기청정기가 차량용을 겸해 차량용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할 전망이다. 또 다른 국내 가전사가 조만간 차량용 공기청정기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목걸이처럼 착용하는 웨어러블 공기청정기, 유모차에 부착하는 유모차용 공기청정기와 같은 아이디어 상품도 주목받고 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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