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자금과 규제를 풀어 유니콘 스타트업을 키운다.
1997년 1차 벤처붐으로 단기간에 세계적 정보기술(IT) 국가로 자리매김한 것처럼 경제 재도약 열쇠로 유니콘 스타트업을 육성, 2차 벤처붐 확산을 유도한다.
벤처 정책 틀을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전환하겠다는 의미다.
문재인 대통령은 6일 서울 강남구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이 운영하는 디캠프에서 벤처업계를 만나 제2 벤처붐 확산을 위한 전략을 공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정부는 대형 전용펀드를 조성해 향후 4년 동안 12조원 규모의 투자를 창출, 스케일업을 지원할 것”이라면서 “스타트업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해외에서도 혁신 국가 도약에는 미국의 아마존, 중국의 알리바바 같은 혁신 글로벌 기업의 성장이 함께했다고 강조했다.
핵심 목표는 창업을 장려하는 양적 성장에서 대기업에 버금가는 스타트업을 키우는 질적 성장으로의 전환으로 방향을 틀었다.
2022년까지 기업 가치 10억달러(약 1조원)가 넘는 비상장 기업을 의미하는 유니콘 기업 20개가 목표다. 현재 국내 유니콘 기업은 쿠팡, 배달의민족, 토스 등 6개사다.
연간 3조원대 수준인 벤처 투자도 2022년까지 5조원 규모로 늘려 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관계 부처 합동으로 내놓은 제2 벤처붐 확산 전략도 성장 단계 기업에 맞춘 대책이 집중됐다.
정부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이나 대기업이 포함된 민간이 벤처 투자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제도도 도입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기업 인수합병(M&A)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100개가 넘는 스타트업을 인수한 아마존, M&A를 통해 반도체 제조 시장에서 자율주행자동차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인텔 사례를 들었다. 선진국은 M&A로 기업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고, 창업자와 투자자도 돈을 벌고 재투자한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우리도 벤처투자 회수 비중을 2018년 2.5%에서 2022년까지 10%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대기업의 창업 투자 지원에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스타트업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규제 개선에도 속도를 낸다. 문 대통령은 연구 인력이 창업에 뛰어들게 하고, 규제 샌드박스는 적극 활용하는 등 전폭 지원을 약속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