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소득 3만달러...수출 악화로 명목GDP 증가율은 20년만 최저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사상 처음으로 3만달러를 넘었지만, 향후 경제는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연간 경제성장률이 한국은행 전망치(2.7%)에 턱걸이했다. '2년 연속 3%대 성장'을 달성하는 데 실패했다. 교역조건을 반영한 명목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2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 날 우리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이 경제성장률 목표를 '6.0%~6.5%'로 하향 조정한 만큼 올해 명목 GDP 성장률 개선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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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2018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실질 GDP 상승률은 2.7%로, 속보치와 동일했다.

2017년 3.1%로 3년 만에 3%대 성장에 성공했으나 지난해 다시 2%대로 떨어졌다.

주요 항목 중 수출이 4.2%로 속보치(4.0%)보다 상승했다. 지난해 12월 서비스 수출이 개선된 점이 반영됐다. 수입은 1.7%를 기록했다.

지난해 1인당 GNI는 3만1349달러로 전년(2만9745달러)보다 5.4% 증가했다. 1인당 GNI는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총소득을 인구로 나눈 것이다. 보통 한 나라의 국민생활 수준을 보여준다.

통상 '1인당 GNI 3만달러'는 선진국 진입에의 지표로 활용된다. 일본은 1992년, 독일 1995년, 미국 1997년, 영국 2002년, 프랑스 2004년, 이탈리아 2004년에 각각 3만달러를 달성했다.

우리나라는 2006년 2만달러 선에 진입한 후 12년 만인 지난해 처음으로 3만달러 대열에 가세했다.

그러나 국민이 '선진국 진입'을 체감하기에는 거리가 있다.

지난해 명목 GDP 성장률은 3.0%로, 1998년 외환위기 이후 20년 만에 가장 낮았다. 물가를 감안하면 가계가 실제로 벌어들인 소득과 기업의 영업이익은 크게 늘어나지 않았다는 의미다.

교역조건 악화가 영향을 미쳤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수입물가는 올랐으나 수출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반도체 가격 상승률은 둔화됐다. 실제 우리나라 포괄적인 물가수준을 나타내는 GDP 디플레이터는 0.3%로, 2006년(-0.1%) 이후 가장 낮았다.

신승철 한국은행 국민계정부장은 “교역조건 악화로 디플레이터가 낮아지면서 명목 GDP 증가율이 낮아졌다”며 “명목 GDP 증가율 하락은 경제 지표나 명목 소득 증가세가 둔화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올해 경기 전망은 더욱 어둡다. 우리나라 수출 26.8%를 차지하는 중국 경기 둔화 신호가 감지됐기 때문이다.

이날 리커창 중국 총리는 경제성장률 목표를 전년 '6.5%가량'에서 '6.0∼6.5%'로 하향조정했다. 지난해 중국 경제성장률은 6.6%로, 1990년(톈안먼 민주화 시위 유혈 진압 사태 직후) 3.9% 이후 28년 만에 최저다.

현재 우리나라 수출은 3개월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반도체 조정 국면 지속과 대 중국 수출 감소가 동시에 영향을 미쳤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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