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북미정상회담에 촉각을 곤두세웠던 개성공단 기업은 양 정상이 아무런 합의 없이 협상을 종료하자 “극단적 결과”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28일 유창근 에스제이테크 대표(개성공단 재가동 TF단장)는 베트남 현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합의문 서명 없이 헤어졌다는 소식에 할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전자신문과의 통화에서 상황을 파악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개성공단 기업들은 하노이 정상회담을 직전까지 섣부른 기대나 낙관은 자제했다.
회담에서 대북 제재 완화가 이뤄져야 개성공단 재개와 경협의 물꼬가 틀 것으로 예상했다. 개성공단 기업들은 작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6·12 북미정상회담 이후 8개월의 시간을 인내하며 기다렸다.
이번 회담을 위해 김 위원장이 중국을 거쳐 63시간동안 기차를 타고 베트남에 도착하는 모습에 희망이 커졌다. 북미 정상의 경제 발전 가능성에 대한 발언이 불을 지폈다.
그러나 회담 둘째 날 오찬 및 합의문 서명식 취소 소식이 전해지자 상황이 반전됐다. 회담을 앞두고 베트남 현지에 위치한 개성공단 기업이 많은 관심을 갖고 지켜봤던 만큼 안타까움이 더해진 표정이다.
2016년 2월 북한의 4차 핵실험으로 인해 경색된 남북관계로 개성공단이 갑작스럽게 폐쇄됐다. 이후 3년이 더 흘렀다. 개성공단기업협회에 따르면 약 30%의 기업은 조업을 중단해야만 했다. 베트남 등 인건비가 싼 인근 동남아시아 지역에 대체지를 찾아 떠난 기업도 30% 상당이다.
유 대표는 “베트남 현지에서 외신 등을 취합하며 실시간으로 이번 회담 관련 정보를 교환했다”면서 “해외로 나간 기업도 개성공단이 재개되면 돌아와 사업을 하고 싶어한다”고 설명했다.
개성공단기업협회 측에 따르면 개성공단 재가동에 투입될 정확한 비용이나 시간 추산이 어려운 상황이다. 대북 제재가 완화되고, 방북을 통해 설비 점검을 진행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