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보안 인증기관이 진행 중인 화웨이 5세대(5G) 이동통신 장비 보안성 검증 결과를 가을에야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화웨이는 26일(현지시간) 'MWC19 바르셀로나'가 열리고 있는 스페인에서 국제 보안 검증기관 '이앤이(Epoche & Espri)'를 초청, 간담회를 개최하고 5G 장비 보안성 검증 현황을 공유했다.
미구엘 바농 이앤이 최고경영자(CEO)는 “화웨이 요청으로 4개월 전부터 5G 장비 보안성을 검증하고 있다”면서 “문제가 없다면 가을쯤 인증을 마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화웨이 5G 장비 검증을 맡은 이앤이의 바농 CEO가 검증 절차와 현황, 인증이 갖는 의미 등을 설명하고 질의·응답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바농 CEO는 “90년 역사 데크라(DEKRA)에 소속한 이앤이는 네트워크 정보보안 평가에서 최고 권위를 가졌다”면서 “설계부터 개발, 납품, 업데이트까지 통신 장비 라이프사이클 전체를 국제 규격에 따라 평가한다”고 소개했다.
또 “정보기술(IT) 장비 보안 검증 절차를 규정한 국제 규격(ISO 15408)을 만족하는 게 '커먼 크리테리아(CC) 테스트'”라면서 “이앤이가 검증 결과를 통보하면 각국 정부가 인증서를 발급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을 포함, 30개국에서 CC 인증서가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화웨이가 5G 장비 보안성 검증 요청을 스페인 정부에 요청했기 때문에 이앤이 검증 결과를 받아 CC 인증서 발급 여부를 판단할 주체는 한국이 아닌 스페인 정부가 된다. 검증 대상은 5G 기지국 장비와 코어 장비다.
바농 CEO는 “이앤이가 합격 판정을 내린 장비에 대해 정부가 뒤집은 적은 한 번도 없다”면서 “다만 지금은 검증 단계라 정부 이외에는 누구에게도 중간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3월 5G를 상용화하고 가을쯤 최종 검증 결과가 도출되더라도 6개월가량 시차가 발생한다. 최종 검증 결과 이전까지 화웨이 장비를 둘러싼 보안성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하지만 이앤이가 “화웨이는 5G 장비에 '백도어(정상 절차 없이 시스템에 몰래 접근하는 방법)'를 설치하지 않았고, 정보를 빼내거나 시스템을 교란할 가능성이 없다”고 결론내리면 화웨이는 의혹을 떨칠 수 있게 된다.
이후에는 확실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는 막연한 의혹 제기도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앤이가 발표할 최종 결과에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과 중국 등 세계가 주목할 전망이다.
바르셀로나(스페인)=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