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순대외금융자산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해외 기업 인수에 나선 영향이다. 외환보유액(준비자산) 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4년 만에 가장 높아졌다.
한은이 27일 발표한 '2018년 말 국제투자 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한국 대외금융자산 잔액은 1조5205억달러로 1년 전보다 589억달러 늘었다.
외국인이 국내에 투자한 금액(금융부채) 잔액은 1조1075억달러로 924억달러 감소했다.
자산은 늘고 부채는 감소하며 순대외금융자산이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지난해 순대외금융자산은 4130억달러로 1년 새 1513억달러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삼성의 하만 인수, SK하이닉스의 도시바 인수 등이 대외금융자산으로 잡혔다”며 “지난해 국내 주가가 떨어지고 원화 가치가 하락한 영향으로 금융부채는 줄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대외금융부채 증감 가운데 거래 요인은 422억달러 증가했지만 환율·주가 등 변동에 따른 변화 폭인 비거래 요인은 1346억달러 감소했다. 국내 투자 증가에도 주가와 환율로 대외금융부채가 축소됐다는 의미다.
대외채권·채무 가운데 주식 등을 빼고 확정 채권·채무만을 대상으로 볼 경우 대외채권은 307억달러 증가한 9081억달러, 대외채무는 286억달러 확대된 40406억달러였다.
외국에서 받을 돈(대외채권)과 갚아야 할 돈(대외채무)의 차이를 나타내는 순대외채권도 역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우리나라가 외국에서 받을 돈은 4675억달러를 기록했다.
대외채무 가운데 만기가 1년 미만 단기외채는 작년 말 5776억달러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90억달러 증가했다.
단기외채를 준비자산으로 나눈 단기외채 비율은 31.4%로, 2014년 32.0%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전체 대외채무 가운데 단기외채 비중도 28.7%로 2012년(31.3%) 이후 가장 높았다.
대외채무가 4년 만에 최고치를 찍은 것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기축통화국이 아닌 중국도 31.9%, 터키도 110%로 우리나라보다 높다”고 설명했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