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남북 경제협력 가시화 가능성에 재계와 중소기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웠다. 신중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길 기대했다.
26일 복수의 기업 관계자는 “북미정상회담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북미 대화 자체는 의미 있고 환영할 일”이라면서 “정상회담이 긍정적으로 풀리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회담에서 북핵 리스크가 해소되면 국내 경제에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발 정세 불안으로 촉발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완화할 수 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국내 기업 주가가 비슷한 외국기업 주가보다 낮게 형성된 현상을 말한다.
재계는 남북경협 실마리가 풀릴지 주시했다. 경협이 침체에 빠진 국내 경제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현대그룹과 한화그룹 등은 내부적으로 대북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기업계도 회담이 새 모멘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경만 중소기업중앙회 통상산업본부장은 “1차 회담은 경제제재 완화나 경협이 주요 의제가 되기 어려웠지만 2차 회담은 분위기를 다르게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이 최근 과학기술과 경제 발전에 쏟는 관심을 고려하면 적극적 변화를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계는 2차 북미정상회담이 끝나고, 내달 중 경협 전망과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토론회 등을 개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남북경협 논의를 구체화하기엔 시기상조라는 분석도 있다. 북미회담에서 남북경협에 대한 유화적인 메시지가 나온다 하더라도 실질적인 경협 재개에는 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북미회담뿐 아니라 남북회담을 거쳐야 한다. 대북제재 완화를 비롯해 여러 당사자가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했다. 이를 풀기 위한 시간도 적게는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 재계 관계자는 “아직은 남북경협을 거론하기 이른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과거 남북경협 결과물인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이 갑작스럽게 중단되면서 국내 기업 피해가 속출한 바 있다. 남북경협 중단 후유증은 현재진행형이다. 전례가 있는 만큼 재계로서는 대북 사업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다.
개성공단 기업 측도 보다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대북 경제제재가 풀리고 남북 경협의 단초가 제공되길 바라지만, 섣부른 기대나 낙관을 하지 않았다. 작년 4·27 판문점 선언 이후 1차 북미정상회담과 평양정상회담이 이어졌지만 연내 개성공단 재개가 이뤄지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 초 신년사에서 전제조건이나 대가없이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라는 말로 희망의 불씨를 되살렸다”면서 “2차 회담에서 좋은 결과가 나와야 상반기 내 시설물 점검 등을 통해 사업 재개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명희·이영호기자 공동취재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