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 업계 첫 온라인 판매
쌍용자동차가 오픈마켓 11번가에서 국내 완성차 업계 최초로 온라인 판매에 나선다.
해외에선 현대자동차가 미국에서 아마존과 손잡고 온라인 판매를 하고, 테슬라가 온라인에서만 차량을 판다. 국내에서 완성차를 오픈마켓에서 직접 판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는 자동차 온라인 판매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e커머스 업계도 자동차라는 새 아이템 확보를 위해 치열한 경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자동차·유통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3월 중 11번가에서 신형 코란도 온라인 판매에 나선다. 현재 11번가에서 실시하고 있는 사전계약 서비스와 별도로 진행되는 본 판매다. 그동안 일부 e커머스 업체가 소형 전기차나 장기 렌터카 등을 선보인 예는 있지만 완성차 업체 신차를 판매하는 것은 최초 시도다.
쌍용차는 이달 25일까지 예약을 받고 26일 신형 코란도를 정식 출시한다. 현재 11번가와 판매 형태, 구매자 혜택 등 세부 사항을 논의하고 있다. 쌍용차 판매 딜러의 11번가 입점 형태가 유력하다.
쌍용차는 기존 오프라인 영업소와 함께 온라인 채널까지 '투 트랙' 영업망을 갖추게 된다. 언제 어디서나 상품을 확인할 수 있는 온라인·모바일 채널을 활용, 영업망을 넓힐 수 있다. 일반 영업소와 달리 소비자 접근성이 높아 단기간에 신모델을 알릴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11번가는 자동차라는 새로운 상품을 취급하게 됨으로써 상품 경쟁력 강화를 꾀할 수 있다.
이에 앞서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 2017년 전 차종 견적부터 청약금을 결제하는 'e-쇼룸'을 선보였다. 차량 트림, 가격, 옵션, 색상 등을 알아보고 견적을 산출할 수 있다. '디젤게이트' 이후 2년 만에 복귀한 폭스바겐도 신형 '파사트'를 내놓으며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으로 사전 계약을 받았다. 그러나 양사 모두 차량 전체 금액 결제와 완전 구매까지는 이어지지 못했다. 일종의 프로모션 성격이 강했다. 재규어가 2016년 프리미엄 중형세단 'XE' 온라인 판매를 시도했지만 딜러사 반발로 불발된 사례도 있다. 쌍용차와 11번가 협업이 앞으로 온라인 진입을 노리는 완성차 업계의 레퍼런스(참고)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 관계자는 “현재 11번가에서 신형 코란도를 예약하는 고객에게 계약금 10만원 페이백 이벤트를 하고 있다”면서 “현대차의 아마존 디지털 쇼룸 수준 온라인 판매로 방향성을 잡고 있지만 자세한 판매 방식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고 말을 아꼈다.
해외에서는 온라인 자동차 판매가 활성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현지에서 온라인·모바일로만 구매 계약을 받는다. 현대차는 지난해 미국에서 아마존에 '디지털 쇼룸'을 열고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노동조합이나 딜러의 반발이 크다. 온라인 자동차 판매 확산에서 가장 큰 허들로 꼽힌다. 이 때문에 전반적인 e커머스 확산에도 유독 자동차에서만큼은 온라인 판매 시도 자체가 없었다.
한편 컨설팅업체 프로스트앤드설리번은 세계 온라인 자동차 판매 시장이 오는 2025년에 45억달러(약 5조650억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