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경기 남부, '한국형 실리콘밸리'로 주목

경기 남부가 '한국형 실리콘밸리'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기업 뿐만 아니라 국내외 대부분 반도체 장비·재료 업체가 이곳에 자리 잡았다. 새로운 반도체 클러스터가 용인시에 들어서면, 경기 남부 지역이 벨트처럼 연결된 한국형 실리콘밸리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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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기업은 경기 남부에서 반도체 생산 핵심 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경기 용인시 기흥사업장, 화성시, 평택시 등 경기도 지역에서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경기도 이천, 충청북도 청주시에 사업장을 두고 있다. 이천시는 약 120만㎡ 면적 안에 M10, M14 등 공장이 있고, 지난해 말 15조원을 들여 M16 공장을 새롭게 올리기 시작했다. 이 공장은 2020년 완공 예정이다. 이천 본사에는 반도체 공장 이외에도 미래기술연구원 등 대다수 반도체 연구 인력이 모여 있다. 이곳에서는 1만8000여명이 생산과 연구개발을 책임지고 있다. 경기 성남시에 위치한 SK하이닉스 분당캠퍼스에서는 700여명 인력이 낸드플래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두 기업이 경기 남부 지역에 일찌감치 초대형 공장을 설립하면서, 이들과 협력하는 중소 반도체 장비·재료 업체도 이 지역에 모여 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에 따르면, 협회에 가입한 반도체 장비 업체 회원사 59개 가운데 무려 50군데가 서울, 경기·인천 지역에 모여 있다. 재료 업체는 26곳 가운데 16곳이 수도권 지역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장비업체의 경우 충북과 충남 지역이 각각 7군데, 1군데로 수도권 지역의 뒤를 이었고 재료 업체는 각각 3군데, 1군데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새로운 반도체 클러스터가 용인시로 확정되면, SK하이닉스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사업장까지 아우를 수 있는 '한국형 실리콘밸리'가 탄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용인시 독성리와 죽능리 일대는 SK하이닉스 이천사업장과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중간에 자리 잡고 있다.

교통편이 용이해 생산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이천사업장과는 자동차 운전으로 50분가량 소요되고, 삼성전자 기흥사업장과도 50분 정도 떨어져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제품은 대부분이 비행기로 운송이 되는데 세계적으로 규모가 큰 인천국제공항이 근처에 자리잡고 있다는 것도 장점이 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협력사들은 새로운 클러스터가 용인으로 선정될 경우, 시너지 효과가 더욱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경북 지역 등 기존 생태계 바깥 지역에서 클러스터가 들어서는 것보다 용인이 포함된 경기 남부에서 여러 업체를 한 번에 만나면서 영업과 기술 교류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두고 있다.

박상규 한미반도체 이사는 “국내 반도체 생태계가 이미 경기 남부 지역에 형성된 상황에서 용인시에 클러스터가 들어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각 기업과 가까이서 얼굴을 맞대며 하루 안에 교류할 수 있는 것은 큰 장점”이라면서 “각종 설비가 자동화하면서 인건비 문제보다는 네트워크가 용이한 곳이 최적의 부지로 여겨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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