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거래소 '벤처' 퇴출 중기부, 마이너 거래소는 신규 등록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해 대형 암호화폐 거래소의 벤처인증을 모두 취소한 가운데 최근 신생 암호화폐 거래소 개발사가 신규로 벤처인증을 취득한 사실이 확인됐다. 대중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유명 거래소는 규제 적용을 받고 인지도가 낮은 거래소는 규제망을 벗어난 셈이다. 벤처 확인 절차 역시 벤처 업종 제외 여부를 제대로 가려내지 못하는 허점을 노출했다는 지적이다.

19일 벤처확인·공시시스템 벤처인 검색 결과 올해 초 암호화폐거래소를 새로 개설한 A 블록체인 기업은 '연구개발기업' 유형으로 2월 신규 벤처기업 인증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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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특별법 시행령 일부개정에 따른 벤처기업 제한 업종 목록(자료:중기부)

일부 메이저 거래소에 상장한 암호화폐를 발행 중인 A사는 올해 초 현물 기반 자체 거래소를 개설했다. 소재지를 아프리카지역 한 공화국으로 명시하고 있으나 주요 운영진은 모두 한국인이다. 국내에 사무실을 두고 블록체인 관련 개발 인력 등 채용한 공고도 다수 확인된다.

연구개발기업은 기술보증기금과 중소기업진흥공단이 확인하는 벤처 유형이다. 기업부설연구소 보유, 일정 비율 이상 연구개발비 요건, 사업성 평가 65점 이상 등을 충족하면 벤처기업으로 인증을 받는다.

인증 받은 벤처기업은 법인세·소득세 50%, 취득세 75%, 재산세 50% 감면 등 창업벤처·중소기업 혜택을 받는다.

중기부는 지난해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벤처특별법) 시행령'을 개정, 통계청 표준산업분류에 따른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 자산 매매 및 중개업(63999-1)'을 벤처 제외 업종에 추가했다. 암호화폐 거래 관련 투기과열 현상과 유사수신·자금세탁·해킹 등 불법 행위를 이유로 들었다.

지난해 12월에는 시행령 개정 당시 이미 벤처인증을 받은 5개 업체 가운데 두나무(업비트) 스트리미(고팍스) 웨이브스트링(코인이즈) 리플포유 4개 업체의 벤처인증을 취소했다.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한 벤처 인증 취소가 가능하다는 법제처 시행령 해석에 근거를 뒀다.

당시 중기부는 벤처기업 가운데 암호화폐 거래소 존재 여부 확인을 위해 해외 암호화폐 시세 사이트와 언론보도 등을 바탕으로 하나씩 검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 관련 별다른 관리 규정이 없는 상태에서 대외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암호화폐 거래소 운영사를 비롯해 소규모 거래소까지 수작업으로 찾을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이번 신생 암호화폐거래소 운영사의 벤처인증 역시 시스템적으로 예방할 방법은 없는 상황이다. 벤처확인 신청 기업이 의도적으로 제외 업종 해당 여부를 감추거나 관련 사업 내용을 밝히지 않으면 확인 단계에서 걸러내기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암호화폐거래소를 운영하고 있더라도 수수료 매출이 작거나 여타 다른 매출 비중이 높다면 여전히 벤처 자격 유지가 가능하다.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주 업종을 기준으로 벤처기업 등록 업종을 따지기 때문이다. 앞서 코인플러그 역시 자체 거래소를 보유하고 있지만 블록체인 시스템 개발·구축업 매출 비중이 높아 벤처 자격을 유지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업종 자체를 속이고 벤처기업확인을 신청하면 벤처 제외업종 여부 사전에 파악하기는 어렵다”며 “주기적인 모니터링으로 업종을 거짓 신청을 했거나 제외 업종에 해당된 사실을 확인될 시에는 벤처인증을 취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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