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핫이슈]오퍼튜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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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 로버, 오퍼튜니티.

화성 탐사 로버 '오퍼튜니티(Opportunity)'가 영원한 잠에 들었다. 2004년 공식 화성 탐사에 나선 지 15년만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13일(현지시간) “오퍼튜니티의 임무 종료를 선언한다”고 발표했다.

오퍼튜니티는 2018년 6월 10일을 끝으로 지구와 교신이 끊겼다. 화성 전체 표면 25% 이상을 덮은 모래폭풍 탓이다. “동력이 부족해서 어두워지고 있다”가 오퍼튜니티의 마지막 메시지다.

오퍼튜니티가 묻힌 '인내의 계곡(Perseverance Valley)'의 태양 빛 차단율(tau)은 11이었다. 이는 정확한 측정이 불가능한 수준이다. 로버는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 '동면'에 들어갔지만 다시 태양광으로 전력을 생산하는 못하는 상태다.

이후 NASA는 800회가 넘는 교신을 시도했다. 지난 12일 마지막 교신이 실패하자 이후 오퍼튜니티 공식 업무 종료를 선언했다. 오퍼튜니티 복구 가능성이 낮고, 동력원인 태양광 패널 먼지를 날려줄 바람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브리든스타인 NASA 국장은 “오퍼튜니티 임무 성과에 따라 유인탐사 시대가 열릴 것”이라며 애도의 뜻을 남겼다.

오퍼튜니티는 많은 성과를 올렸다. 오퍼튜니티는 1997년 소저너, 2003년 스피릿에 이어 역사상 세 번째로 화성에 도달한 탐사 로버다. 쌍둥이 로버인 스피릿과 화성에 안착한 이후 암석 성분 분석이 가능한 LIBS(Laser Induced Breakdown Spectroscopy) 분광기 등으로 물 흔적을 찾았다. 물로 인해 퇴적된 수성암을 비롯해 엔데버 충돌구에서 액체에 의해 형성된 고대 흔적을 발견했다.

오퍼튜니티는 2004년에는 인듀어런스 분화구 안에서 하늘을 촬영하다 구름을 확인, 화성 기후가 지구처럼 계절의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렸다. 지구로 전송한 사진은 총 21만7594장에 달한다.

오퍼튜니티는 당초 계획 보다 훨씬 오랜 기간 탐사를 했다. 나사가 기대한 오퍼튜니티 활동 기간, 거리는 90화성일(솔), 1006m 정도다. 그러나 45.16㎞를 이동했고 지난해 2월 화성 탐사 기간 5000솔을 넘겼다. 달 표면에서 39㎞를 운행한 구소련 월면차 루노호트의 종전 기록을 깼다. 화성에 20일 먼저 도착한 스피릿호가 2010년 5월 공식 운행을 중단한 것을 감안하면 오퍼튜니티는 자기역할의 120%를 수행했다.

오퍼튜니티의 뒤는 큐리오시티 등이 잇는다. 큐리오시티호는 2012년 임무를 시작한 이래 생명체 존재 유무와 화성의 기후가 생명 유지에 적합한지 여부 등을 탐사하고 있다. 2014년에는 엘로나이프만(Yellowknife Bay)에서 진흙 샘플을 채취, 30억년 전 화성이 미생물이 살기에 적합한 호수바닥이었다는 것을 알아냈다. 지난해 6월에는 미생물 배설물 등에서 나오는 메탄을 관찰해 생명체 존재 가능성을 전했다.

지난해 화성에 도착한 인사이트는 화성 속살을 들여다 본다. 화성 내부 지진파, 지열 등을 탐사해 화성 내핵 활성화 여부를 조사한다.

NASA는 2020년 탐사로버 '마즈(Mars)'를 화성으로 보낼 계획이다. 마즈는 화성 암석을 저장 통에 담는다. NASA는 유럽항공청(ESA)과 공동으로 암석 샘플 회수 로버를 보내 2020 마즈 로버가 채취한 샘플을 지구로 가져올 계획이다. 마즈는 2020년 7월 17일께 발사돼 2021년 2월 18일 화성에 도착할 예정이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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