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안전상비약' 품목 조정 6년째 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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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상비약) 품목이 6년째 제자리다.

업계에 따르면 복지부가 2월 말 개최하려던 편의점 안전상비약 품목 조정 회의가 무산됐다.

우리나라는 지역마다 약국이 많지만, 심야시간이나 휴일에 문을 닫아 상비약을 구하기 어렵다. 편의점에서 구입 가능한 약은 13개 품목에 불과하다. 안전상비의약품 판매제는 심야시간이나 공휴일 시 의약품 구입 불편을 완화하기 위해 2012년 도입됐다. 6년이 지나도록 품목 확대는 이뤄지지 않았다.

현행 약사법은 20개 품목 이내 범위에서 편의점 안전상비약을 정할 수 있다. 지난해 6차 회의까지 확대를 검토한 의약품은 제산제, 지사제, 항히스타민제, 화상연고 등이다. 이 중 제산제 '겔포스'와 지사제 '스멕타' 등 추가를 거론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개별 품목 선정은 상비약 안전성 기준 적합 여부 등을 감안해 검토한다.

보건복지부는 6차가 마지막 회의라고 못 박았지만 품목 확대를 하지 못했다. 당초 2월에 열릴 예정이었던 7차 회의는 또다시 연기됐다. 상반기 안에 회의가 성사될지 관심이 모인다.

6년째 편의점 안전상비약 품목 확대가 안되는 건 대한약사회 반대 때문이다. 일부 의약품 안전성 논란도 이슈에 올랐다. '타이레놀 500㎎' 등을 편의점 판매 의약품에서 빼야 한다고 주장한다.

약사회는 편의점 상비약 품목 확대 대신, 지방자치단체 시범사업으로 운영되는 '공공심야약국'이나 달빛어린이병원과 연계한 달빛약국, 병원을 연계 당번약국 등 대안을 정부에 제시했다.

3월 김대업 신임 회장을 중심으로 하는 제39대 약사회 집행부가 출범한다. 차기 집행부도 편의점 상비약 품목 조정에 강력 반발할 전망이다.

윤병철 보건복지부 약무정책과 과장은 “1월 회의를 마쳤고 정리 작업이 끝나면 안전성 기준 관련 최종 논의 결과가 나올 것”이라면서 “관련 결과가 나와야 다음 회의 일정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단체와 편의점 업계는 국민 편의를 고려해 편의점 품목 확대를 주장한다. 약국이 문을 닫은 직후 야간과, 토·일요일에 편의점 상비약이 많이 팔린다. 편의점 CU(씨유)는 지난해 1월 1일부터 12월 26일까지 하루 24시간을 4시간씩 6구간으로 나눠 구간별 안전상비의약품 매출을 분석한 결과 밤 9시∼새벽 1시의 매출이 29.3%로 하루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요일별로는 토요일 매출이 전체 가운데 17.3%, 일요일이 22.8%를 차지했다. 약국이 문을 닫은 이틀 매출이 전체 40.1%에 달했다. 편의점에서 팔리는 13종 상비약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린 것은 해열진통제 타이레놀(35.5%)이었고 감기약 판콜A내복액(23.8%)과 판피린티정(11.2%)이 뒤를 이었다.


장윤형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wh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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