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이 뇌를 빨리 늙게 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예일대학 의대의 이리나 에스털리스 신경과학 교수 연구팀은 우울증이 뇌 노화를 10년 앞당길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AP통신과 영국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만성 우울증 환자 10명(평균연령 40세)과 정상인(평균연령 36세)을 대상으로 뇌의 인지기능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신경세포의 신호전달 통로 시냅스(synapse)의 밀도를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PET)으로 측정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
시냅스는 뇌 신경세포에서 가지처럼 뻗어 나와 다른 신경세포 시냅스와 연결되는 신호전달 통로로 시냅스가 얼마나 많고 강한지가 인지기능에 영향을 미친다. 연구팀은 시냅스 밀도가 뇌 인지기능 노화 정도를 나타낸다고 보고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PET)으로 시냅스 밀도를 측정, 우울증 환자와 정상인 차이를 비교했다.
시냅스 상태는 직접 뇌 신경조직 샘플을 채취해 분석하기 전에는 알 수가 없기 때문에 연구팀은 시냅스에만 있는 단백질과 결합하는 방사성 물질을 이용, PET 영상에 밝은 빛으로 나타나게 하는 방법으로 시냅스 밀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우울증 환자는 시냅스 밀도가 정상인보다 2~3％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 차이는 우울증 환자의 경우 시냅스 밀도가 정상인보다 10년 일찍 엷어지기 시작하는 것에 해당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시냅스 밀도가 낮을수록 우울증 증상은 더 심하게 나타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이 결과는 여성이 남성보다 우울증 유병률이 2배 많고 남성보다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이 3배 높은 이유를 찾아내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한다. 연구결과는 워싱턴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 연례회의에서 발표됐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