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스마트폰 생산량 0.1% 수준, 제조 기반 미흡...시장 검증 안 돼
화웨이가 올해 폴더블폰 20만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폴더블폰이 새롭게 시도되는 폼팩터인 만큼 패널 제조 기반이 아직 활성화되지 않았고, 시장도 검증이 안 돼 있어 소량 출시한다. 삼성전자 폴더블폰 생산 계획도 올해 100만대 수준이다. 화웨이 개발 사정을 잘 아는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 폴더블폰은 8.05인치로 약 20만대 생산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화웨이가 준비하고 있는 폴더블폰은 8인치 크기에 화면이 밖으로 접히는 '아웃 폴딩' 형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들어갈 폴더블 패널은 중국 BOE가 제조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BOE 6세대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라인에서 OLED 기반 폴더블 패널이 만들어지면 터치스크린패널(TSP)과 투명 폴리이미드(PI) 등을 붙여 모듈화하고, 화웨이에 최종 공급되는 단계를 거칠 것으로 전망된다.
화웨이 20만대는 일반 스마트폰에 비해 적은 숫자다. 화웨이는 지난해 스마트폰을 2억대 출하했다. 화웨이 전체 스마트폰의 0.1%에 불과하며, 1000만대 이상 판매되는 플래그십 모델과 비교해도 미미한 수준이다. 폴더블폰 생산량을 낮춰 잡은 곳은 화웨이만이 아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모토로라는 과거 히트한 피처폰인 '레이저'의 디자인으로 폴더블폰을 준비하고 있으며, 모토로라 역시 20만대를 목표로 설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 업체인 삼성전자가 그나마 폴더블폰 100만대를 목표, 경쟁사보다 5배 많은 물량이지만 연간 3억대에 가까운 스마트폰 출하량에 비하면 적은 물량이다.
이는 화면을 접는 스마트폰이 처음 시도돼 소비자가 얼마나 구매할지 수요가 검증되지 않았고, 제조 기반도 부족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폴더블폰 핵심인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만들 수 있는 곳은 극히 제한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의 폴더블 디스플레이 생산능력(CAPA)은 월 20만대(모듈 기준) 수준이다. 수율을 100%라고 가정해도 삼성디스플레이가 1년 동안 만들 수 있는 폴더블 디스플레이가 최대 240만대에 그친다. 생산 과정에서 불량 등을 고려하면 실제 생산량은 더 낮아지며, 이 정도 만들 수 있는 곳도 삼성디스플레이가 유일하다. 화웨이에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공급하는 BOE나 모토로라가 협력하는 AUO는 규모가 삼성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관계자는 “삼성도 많은 물량은 아니지만 BOE나 AUO 폴더블은 파일럿 라인 수준으로 안다”면서 “양산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이 없어 폴더블폰은 당분간 제한적으로 출시될 가능성이 짙다”고 전했다.
삼성전자와 화웨이가 폴더블폰 생산량에서 차이 나는 것도 바로 이 대목이다. 삼성전자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가 다른 제조사보다 앞선 폴더블 디스플레이 제조 능력을 갖추고 있어 삼성전자가 타사보다 많은 폴더블폰을 준비할 수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폴더블 디스플레이 확보가 폴더블 스마트폰 경쟁력에 직접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