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시티 혁신전략]스마트시티 어떻게 세워지나

13일 정부가 발표한 부산·세종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 시행계획의 핵심은 민간 참여다. 정부가 수조원을 들여서 개발·구축하는 모델이 아니다. 정부가 기반을 조성하면, 민간이 구심점 역할을 한다. 정부는 규제를 개선하고 마중물 역할을 하는 사업을 추진하는 정도다. 기업은 물론 입주하는 시민까지 스마트시티 철학에 공감하고 적극 참여해야 성공할 수 있는 모델이다.

◇융합 얼라이언스 어떻게 운영하나

이날 출범한 '스마트시티 융합 얼라이언스'는 크게 4가지 사업을 추진한다. 기술협력, 비즈니스 모델개발, 규제개선, 국내외 보급확산이다. 기술 정보를 공유하고 중소기업 기술도 지원한다. 기업과 기관이 공동 사업 모델을 발굴하고 상용화 기반을 도출한다. 시범도시 적용방안도 이들이 주도해 고민한다. 규제 애로 사항을 발굴하는 것도 융합얼라이언스의 주요 역할이다. 법률 쟁점도 검토한다. 국내외 보급 확산에도 협력한다. 해외시장 공동 진출 방안을 고민하고 국내 스마트시티 확산방안도 논의한다.

사무국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에 뒀다. 사무국이 융합얼라이언스 참여 기업을 모집하고 주요 활동을 챙긴다. 스마트도시협회, 정보통신진흥협회, 벤처기업협회 등과 공동 운영한다.

처음 융합 얼라이언스 참여 기업을 모집할 때 300여개 기업이 몰렸으나 선별 과정을 거쳐 113개 참여기업으로 발족했다. 저변을 넓히기 위해 추가 모집 예정이다.

스마트시티 입주가 시작되면 운영 주체가 민간 SPC로 바뀐다. 실제 입주민이 살고 있는 도시에서 혁신 서비스를 테스트하는 것만으로도 기업에게는 도움이 된다. 융합 얼라이언스에 참여한 기업 대부분은 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참여한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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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학생들과 함께 스마트시티 에너지 시스템을 체험해 보는 모습

◇'시민 만족도'와 '업계 수익' 관건

스마트시티가 민간에 의해 운영되는 만큼 테스트와 데이터 수집에서 얻는 이익만으로는 도시를 운영하기 힘들다. 기업은 수익을 확보해야 하고, 시민은 투자한 만큼 만족을 원한다. 도시 수요에 맞는 서비스가 필요하다. 부산은 고령화 문제로 로봇이 전면에 등장했다. 세종은 출퇴근시 대중교통이 불편한 것이 가장 큰 골칫거리다. 의료시설과 생활편의시설이 부족한 것도 문제다.

정부는 이러한 수요에 기반해 시행계획을 설계했다. 부산은 로봇 패트롤이 도로를 다니면서 방범을 하고 로봇이 배달도 하는 도시가 된다. 웨어러블 로봇과 헬스케어 로봇도 다른 지역보다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민간 참여 기업이 수익을 내야 운영이 가능하다.

세종시에는 불편한 대중교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첨단 교통 시스템을 도입한다. 처음에는 개인 소유차량은 들어오지 못하고 공유차량만 스마트시티 내로 들어올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을 내놨다가 호된 비판을 들었다. 대표적인 혁신 서비스라고 내놓은 모델이 현실과 너무 동떨어졌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주차가 불가능한 아파트에 누가 입주하겠냐”는 것이다.

앞서 세종시민은 대중교통은 확보하지 않은 채 차 없는 도시를 위해 주차공간을 줄인 탓에 불편을 겪었다. 소유차 제한 지역을 BRT 라인으로 한정했으나 세심한 설계가 필요하다. 소유차가 없거나 공유차만으로도 생활이 가능한 주상복합이나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주택이 들어선다면 시너지가 날 수 있다. 여기에 자율주행 셔틀이나 퍼스널 모빌리티가 적절하게 융합하면 교통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능하다.

현행 법대로라면 공유차는 지정된 주차장에만 반납이 가능하지만, 이 지역에서는 아파트 주차장에서 이용이 끝나는 대로 바로 반납할 수 있다. 정부가 국가시범도시에 한해 규제를 풀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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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에서 도입하는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

◇개인정보 활용 기반 마련해야

스마트시티 성공에 필요한 과제 중 하나는 '개인정보'다. 원활한 서비스를 위해 개인정보 활용이 요구되지만, 활용에 대한 부작용 우려를 사전 차단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세종시는 의료 정보를 제공해 맞춤형 헬스 케어를 받을 수 있는 도시다. 정보 제공자 동의가 필수적이다. 정부는 개인정보를 익명 처리한 데이터 활용을 위한 특례를 마련해 15일부터 시행한다.

효과적인 서비스를 위해 가명정보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CCTV에 찍힌 정보를 공공에서 활용하기 위해서는 익명성뿐만 아니라 가명성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가명정보의 경우 다른 정보와 결합하면 상대적으로 식별화하기 쉽다. 이와 관련해 제도는 어떻게 도입하고 처리할 것인지와 플랫폼을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는 숙제로 남아있다.

한 전문가는 “도시에서 쌓인 데이터를 충분히 활용하기 위해서는 익명성뿐만 아니라 가명성까지도 필요하다”면서 “개인정보를 가명정보화하고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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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시티 혁신전략 보고회

<스마트시티 융합 얼라이언스 참여 기업>

[스마트시티 혁신전략]스마트시티 어떻게 세워지나

문보경 정책 전문기자 okmun@etnews.com,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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