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동 현대백화점, 서린동 SK빌딩 등 전국 고가 상업·업무용 토지 공시가격이 평균 20.05% 급등했다. 지역별로는 개발 호재가 부각된 서울·광주·부산 공시가격이 10% 넘게 상승했다. 전북 군산, 울산 동구는 지역 제조업 불황 여파로 뒷걸음질쳤다.
국토교통부는 1월 1일 기준 전국 표준지 50만 필지 가격을 12일 공시했다. 표준지는 전국 공시대상 토지 약 3309만 필지 중 대표성 있는 50만 필지다. 개별지 가격산정과 감정평가 기준으로 활용된다.
올해에는 전체 0.4%인 시세 2000만원/㎡ 이상 고가 토지 공시가격 변동률이 20.05%, 96.96%인 일반 토지 변동률은 7.29%였다. 시세를 공시지가에 반영하는 평균 현실화율은 2.2p 상승한 64.8%로 집계됐다.
시세가 8700만원/㎡으로 추정되는 서울 삼성동 현대백화점 공시지가는 지난해 ㎡당 4600만원에서 올해 6090만원으로 32.4% 올랐다. 건물은 면적이 1만198.4㎡으로 공시가격은 1년 만에 1519억5616만원 상승한 6210억 5820만원을 기록했다.
서린동 SK 빌딩은 ㎡당 4074만원에서 5250만원으로 28.9% 상승, 공시가격이 678억9636만원에 달했다. 삼성화재 서초사옥은 ㎡당 4080만원에서 5080만원으로 24.5% 오른 116억7500만원으로 평가됐다. 지방에서는 부산 부전동 192-3번지가 ㎡당 2285만원에서 2830만원으로 23.9% 상승했다. 대부분 고가 건물은 추정시세의 70% 선에서 맞춰졌다.
일반 토지는 평균 변동률 7.29%로, 고가 토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게 올랐다. 시세가 ㎡당 810만원인 서울 광진구 중곡동 80-11번지는 514만원/㎡에서 540만원/㎡으로 5.1% 올랐다. 전통시장은 내린 곳도 있다.
지역별 격차도 크다. 시세가 급등했던 서울 지역과 에너지밸리일반산업단지 조성 사업 등 개발 호재가 있었던 광주는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서울은 13.87%로, 2008년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제교류복합지구와 영동대로 지하 통합개발 계획, 재건축 등으로 개발 호재가 영향을 미쳤다. 부동산가격이 급등해 기존 공시가격과 차이도 컸다.
광주는 10.71%, 부산은 10.26%가 올랐다. 광주 전역에서 재건축 붐이 일어 곳곳에서 재건축이 진행 중이다. 송정동 상권 활성화, 광주송정역 복합환승센터 시범사업 등도 영향을 끼쳤다.
부산은 북항재개발, 시민공원 일대 개발사업 기대감으로 시세가 올랐다.
반면, 충남은 세종시로의 인구유출과 토지시장 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 등으로 가장 낮은 상승률(3.79%)을 나타냈다.
시·군·구 별로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서울 강남구로 23.13%가 올랐다. 서울 중구 21.93%, 영등포구 19.86%가 상승했으며, 부산 중구 17.18%와 부산 부산진구 16.33%가 뒤를 이었다.
시·군·구 가운데 최저 변동지역은 전북 군산시다. -1.13%를 기록했다. GM 군산공장 폐쇄 등 제조업 경지 침체와 인구 감소로 시세가 급락한 지역이다. 울산 동구 역시 -0.53%로 현대중공업 종업원수 감소와 관련기업 불황으로 인한 경기침체를 비켜가지 못했다.
제조업 부진으로 경남 창원시 성산구(1.87%), 경남 거제시(2.01%), 충남 당진시(2.13%) 순으로 나타났다.
공시가격이 올라감에 따라 토지 소유자 세부담과 건강보험료, 기초연금 등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공시되는 표준지공시지가는 국토교통부 홈페이지와 시군구 민원실에서 열람할 수 있다. 공시가격에 이의가 있는 경우 3월 14일까지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이문기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가격이 급등했거나 시세대비 격차가 심한 지역은 우선적으로 현실화할 것”이라면서 “서민층 부담을 감안해 (세 부담 등) 다른 제도는 점진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서울 자치구별 공시가격 상승률>
문보경 정책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