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올해 전기차 배터리 사업 매출을 작년보다 두 배 이상 확대한다.
10일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올해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 매출액은 7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 매출액은 3482억원으로 전년 대비 139% 증가했다.
올해는 작년 대비 두 배 이상 매출액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서산공장 풀가동 효과가 지난해 하반기 반영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서산공장은 작년 8월부터 4.7GWh 규모로 풀 가동했다. 이전까지는 현재 절반 이하인 2GWh 초반대 생산능력(CAPA)으로 제품을 생산했다. 올해는 늘어난 서산공장 생산량이 매출 확대로 직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착공 중인 해외 공장 설비가 상업 가동을 시작하는 내년부터는 매출액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중국, 헝가리, 미국 공장을 동시 증설하고 있다. 이 중 중국 창저우와 헝가리 코마롬 공장은 2020년 상업생산을 목표로 하는 만큼 올 하반기 샘플 생산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조지아주 공장은 2020년 샘플 생산을 시작해 2022년 상업 가동할 예정이다.
현재 4.7GWh인 SK이노베이션 생산능력은 2020년 중국과 헝가리 공장이 완공되면 19.7GWh로 늘어난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최근 외신과 인터뷰에서 2025년 배터리 생산능력을 100GWh까지 확대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증설 효과가 나타나면 수주 실적이 매출액에 본격 반영되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폭스바겐 등 완성차 업체로부터 대규모 수주에 성공하며 300GWh 이상 수주잔고를 확보했다.
수익성 회복도 전망된다. 지난해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부 영업손실은 3175억원이었다. 신규 수주에 따른 투자 확대와 대규모 인력 충원 등으로 적자폭이 전년 854억원 대비 확대됐다. 올해 역시 연구개발, 인력 확충 등 비용이 지속 발생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회사는 보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늦어도 2021년 전기차 배터리 사업 손익분기점(BEP)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실적 고성장이 기대되지만 지속되는 투자와 R&D 비용 증가 등으로 의미 있는 수익성 개선은 2020년이 되어야 가능할 것”이라며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최근 기술력과 자본력을 갖춘 일부 업체들로 과점화 되고 있어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 역시 중장기 실적 개선이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SK이노베이션 외에 LG화학과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 올해 배터리 부문 매출이 모두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LG화학 전지부문 매출액은 6조5196억원으로 4분기에는 처음으로 분기 매출이 2조원을 넘겼다. 자동차 전지도 첫 분기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올해 LG화학 전지 사업 매출은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SDI 지난해 전지사업 매출은 6조9459억원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삼성SDI 전지사업 매출액이 8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