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69세까지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손 회장은 그룹 결산 설명회에서 “69세까지는 CEO를 계속할 것”이라며 “69세가 되면 CEO를 유지할지를 다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학기술이 발달로 아주 건강하며, 꿈과 의욕으로 가득찼다”고 자신했다. 손 회장은 최소 8년간은 경영 실무를 총괄하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올해 그의 나이는 61세다.
그는 2017년 6월 주주총회에서 “은퇴 같은 건 하지 않는다”며 “후계자 선정 문제를 10년에 걸쳐 준비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손 회장은 사장을 그만둔 후로는 회장직만 유지할 것이라고 했지만 최고경영자(CEO)로서 경영에 계속 관여할지에 대해선 “그때 가서 결정할 일”이라며 분명한 입장을 보이지 않았다. 손 회장은 2014년 미국 구글 임원 출신인 니케시 아로라 전 부사장에게 사장직을 물려줄 것이라고 밝혔으나 돌연 입장을 바꾸었다. 아로라는 2016년 소프트뱅크를 떠났다.
이날 손 회장은 작년 12월 상장한 통신 자회사 소프트뱅크 주식을 매각해 확보한 약 2조엔을 자사주 매입(6000억엔)과 부채 변제(7000억엔) 및 인공지능(AI) 관련 기업 투자(7천억엔) 비용으로 썼다고 공개했다. 이번에 발표된 소프트뱅크그룹의 2018년 4~12월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1.6% 증가한 1조5383억엔(약 15조4000억원)이었다. 순이익 증가에는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가 투자한 기업의 주식 매각이익과 평가익이 상당한 기여를 했다고 그룹 측은 밝혔다.
도쿄신문은 소프트뱅크그룹 영업이익 40% 이상이 지분을 보유한 펀드에서 나왔다며 통신 중심 기업에서 투자 중심 업체로 변신이 명확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손 회장은 인공지능(AI) 부문에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AI는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혁명을 가져올 것”이라며 “자동차, 의료, 부동산 등 모든 종류의 산업을 재정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AI 파급력을 믿으며, 소프트뱅크그룹은 AI 를 중심으로 전략적인 투자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