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은 현장 맞춤형 인재 양성을 목표로 석‧박사 학위과정 경영컨설팅학과를 국내 처음 신설했다. 지식기반 산업전문가 양성을 위한 서비스시스템경영공학과도 최초로 설립했다.
지난 1980년 개원한 서강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은 최근 전성률 교수를 신임 학장으로 선임해 최고경영자과정(AMP)에 변화의 바람을 이어가고 있다. 전성률 교수는 경영대학장과 대학원장을 겸하고 있다.
◇새로워진 STEP, 교육 과정 대폭 개편
신임 전성률 학장은 올해 45기 과정을 진행하고 있는 ‘서강대 최고경영자과정(Sogang Top Executive Program)’을 대폭 개편한 장본인이다.
경영대학원과 협의를 거쳐 새로 정한 STEP 핵심 주제는 ‘정보의 디지털화’와 연계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의 리더 소양 양성’이다. 교육과정은 크게 △세상의 흐름을 보는 눈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핵심 경영 이슈 △융합형 리더 소양 네 가지다.
‘세상의 흐름을 보는 눈’은 일단 디지털과 관련된 각종 트랜드를 살펴본다. 전 교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기업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고 강조한다. “그 안에 너무나 많은 주제가 들어있다”며 한 번에 이해하기 어려운 디지털 속성 때문에 각종 트랜드를 살펴보고 시야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전성률 교수가 말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디지털 마케팅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커뮤니케이션 △디지털 시대의 기업문화 등이 포함된다. 금융기업은 △핀테크 △블록체인을 더할 수 있다. 유통기업의 경우 △옴니채널 △On Demand Service △AI △로봇 등 분야에 따라 주제가 매우 광범위하다.
따라서 전 교수는 디지털 포매이션의 연관성을 찾으려면 우선 세상의 변화를 읽는 눈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세 번째 모듈인 ‘핵심 경영 이슈’는 전통적인 리더십, 브랜드 경영은 물론 블루오션까지 포함해 진행한다. ‘융합형 리더 소양’은 인문, 교양, 건강, 문화, 예술 등 전통적인 융합형 리더의 기본 소양을 갖추는 과정이다.
◇서강대 만의 차별화된 과정으로 개편
전성률 교수는 이번 커리큘럼 개편으로 단순한 외형 변화가 아닌 최고경영자과정의 근본 변화를 꾀한다. “현재 대학에서 일반적으로 제공하고 있는 최고경영자과정 모델이 1970년대 비즈니스 모델에 불과하다”며 “한 대학 내에도 5개 내지는 6개 과정이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차별화는 안 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주요 대학 최고경영자과정을 직접 살펴본 전 교수는 경영대학 관계자와 시대에 맞는 최고경영자 과정을 만들기로 뜻을 모으고 ‘단순한 네트워킹이 아닌 과정에서 실질적인 것을 얻을 수 있는 커리큘럼의 개편을 진행하게 됐다.
전 교수는 “기업 경영에 대한 일반적인 내용에 인문·교양·건강 등에 듣는 것을 벗어나 과정에 참가하는 분들이 충분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차별화된 최고경영자과정을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금융, 지식, 기술자본가들의 만남의 장 그리다
STEP은 이전부터 금융 관계자들의 참여가 많았다. 전성률 교수는 이번 개편을 통해 더 다양한 배경을 가진 분들이 관심을 두고 참여할 수 있는 과정을 만드는 한편, 이들이 교육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교류하며 서로 시너지를 낼 방안을 마련하고자 했다.
우선, STEP 참가자들 간 교류를 더욱 구체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과정 모집의 기본방향을 △금융자본 △지식자본 △기술자본의 융합으로 잡았다.
전 교수는 “미래에는 자본가의 시대가 될 것이며, 그 유형으로는 금융자본가, 지식자본가, 기술자본가들이 주도할 것”이라는 ‘로봇의 부상’의 저자 ‘마틴 포드(Martin Ford)’의 말을 인용하며 “금융자본가들이 많이 참여하는 최고경영자과정에서 투자할 수 있는 카운트파트너(상대방)가 있어야 하는데, 그 파트너는 지식과 기술자본가가 될 수밖에 없다”며 “대기업뿐만 아니라 금융기관 투자가 필요한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이 긍정적인 시너지를 만들 수 있는 과정을 만들 것”이라 말했다.
전 교수는 새 STEP 주제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리더’라면, 부제는 ‘금융 자본가, 지식자본가, 기술자본가의 시너지의 장’이라고 말한다. 대기업 관계자들만 참여하는 게 아니라 긍정적인 시너지가 날 수 있는 ‘시너지의 장’을 만들자는 것이다.
특히 ‘동료로부터 배운다(Learn from Colleagues)’라는 코너는 이런 구체적 네트워킹의 장으로 눈길을 끈다. 네트워킹(교류)이 주로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진행되기에 시너지 효과를 더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 교수는 “신설 코너는 매일 15분씩 투자해서, 원하시는 분들은 본인이 어떤 일을 하고 있고, 어떤 노하우가 있는지, 어떤 경험을 했는지, 공개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자리”라고 설명한다.
STEP에서 시너지의 장을 만들려는 노력은 교류 활동 활성화를 위해 액티비티 요소를 강화한 새로운 프로그램에도 있다. 기존 최고경영자과정 일반적인 투어 프로그램과 차별화를 둔 ‘컬쳐 투어’와 ‘하이테크 투어’ 같은 ‘반나절 투어’다.
컬처 투어는 연남동이나 익선동처럼 최근에 뜨는 명소를 현지 담당자 해설을 들으면서 방문하는 프로그램이다. 하이테크 투어는 ‘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SIM)’ 등 고도화된 산업 현장에서 해설을 들으며 투어를 진행한다.
전성률 교수는 반나절 투어를 통해 STEP에 참여한 다양한 배경을 가진 자본가들이 현장을 함께 체험하고, 서로의 생각과 느낌을 공유해 시너지를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전성률 교수 미니 인터뷰
▲이번 STEP 개편에서 중점을 두고 추진한 부분은
=최고경영자과정이 옛날 70년대 모델이기에 단순 네트워킹 만으로는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지금도 필요하고 미래에도 필요한 지식을 제공해주고,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주는 게 필요하다고 보았습니다.
▲‘동료로부터 배운다’와 ‘반나절 투어’ 등 신규 프로그램으로 기대하는 것은
=스타트업 등을 경영하시는 분들은 소비자는 우리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세상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등 폭넓게 보시는 면들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금융기관과 네트워크도 창투사 등에 국한돼 있습니다. 그런데 금융기관도 똑같은 일을 하고 있거든요. 정말 좋은 데를 발굴하고 싶어 하죠. 그래서 이런 장이 필요하다고 생각은 늘 해왔습니다.
▲유망 벤처기업 관계자를 위한 프로그램 진행은
=대기업만으로는 다양성에서 부족합니다. 다양한 관계자가 참여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유망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을 지원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혜택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STEP을 위한 향후 추진 계획은
=2월 중순께 커리큘럼이 완성될 것 같은데, 과정에 대한 평가에 따라 바로 교체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습니다. 단순한 ‘어나더(Another) 최고경영자과정’이 아니라 세 자본가의 관문이자 플랫폼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전자신문인터넷 김광회 기자(elian118@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