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40만·작년 250만대...올해 내수가전 최초 300만대 돌파 전망
올해 국내 가전 시장에서 사상 처음으로 연간 300만대 판매 제품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주인공은 공기청정기다. 최근 심각해진 미세먼지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올해 내수 가전시장에서는 또 의류 건조기가 200만대 이상 팔린 제품으로 올라서고, 전기레인지가 처음으로 100만대 고지를 밟으며 밀리언셀러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시장에서 공기청정기 판매량이 30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기청정기는 미세먼지 문제가 대두되면서 2017년 140만대에서 지난해 250만대 규모로 시장이 급성장했다. 판매량 증가 추이를 감안할 때 공기청정기는 올해 에어컨과 TV를 제치고 우리 내수 가전 사상 처음으로 300만대가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이전까지는 에어컨이 지난해와 2017년 연속 250만대 규모를 형성하며 가장 많이 판매된 가전이었다. '가전의 얼굴'로 꼽히는 TV는 최고 220만대 판매까지 기록한 바 있다.
연초부터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되고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가 사흘 연속 시행되면서 공기청정기 판매량이 급증세를 타고 있다. 롯데하이마트와 이마트에서는 1월 공기청정기 판매량이 전년 대비 160~180% 늘었다. 코웨이와 청호나이스 등 주요 공기청정기 업체 판매량도 전년 대비 약 두 배 증가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보조 역할을 하던 공기청정기가 이제는 확실한 필수 가전으로 자리매김했다”면서 “공간에 따라 공기청정기를 2대 이상 사용하는 가정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새로 200만대, 100만대 판매 가전에 진입하는 제품도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급성장하고 있는 의류 건조기는 올해 200만대 돌파가 유력하다. 건조기는 2016년만 해도 연간 판매량이 10만대에 불과했다. 그러나 저온제습, 인버터 기술 등을 장착하면서 인기가 높아졌다. 2017년 60만대, 2018년 150만대로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 업계는 올해 건조기 판매량이 200만대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가 건조기 시장 지속 성장을 점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아직까지 낮은 보급률이다. 건조기 보급률은 9% 수준으로, 90%에 이르는 세탁기 보급률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반면에 북미 등 해외에서는 세탁기와 건조기 보급률이 비슷하다. 이 때문에 건조기 시장은 앞으로 수년간 꾸준히 고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성장하고 있는 전기레인지도 올해 처음 100만대 돌파가 유력하다. 전기레인지는 2017년 60만대, 2018년 80만대를 거쳐 올해 100만대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레인지 시장은 쿠쿠, 쿠첸, SK매직 등이 주도하다가 2년 전부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세하면서 시장 성장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올해 고성장이 예상되는 공기청정기, 의류 건조기, 전기레인지는 모두 미세먼지와 관련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공기청정기는 실내 미세먼지를 줄여 주는 제품이다. 건조기와 전기레인지는 미세먼지 오염에 따른 부작용을 줄여 주는 대안 역할을 한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미세먼지로 인해 공기청정기와 건조기 등 새로운 가전이 떠올랐고, 이 시장에 진출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면서 “기후변화와 미세먼지가 가전 산업 지형도를 바꿔 놓았다”고 평했다.
※ 공기청정기·의류건조기·전기레인지 판매량 추이(단위:만대)
자료:업계 추산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