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중앙회장 향해 뛴다]<5>원재희 "중앙회 본연의 역할은 조합 지원, 자산 처분해서라도 재원 마련해야"

“전국의 중소기업협동조합 600여개 가운데 조합 운영비조차 부족해 허덕이는 곳이 100~200개에 이릅니다. 거시적인 정책을 논하기에 앞서 중소기업중앙회 근간을 이루는 조합부터 도울 실질적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조합이 잘 되면 자연스럽게 회원사도 크고 중소기업이 경제 성장에 기여할 토대가 마련됩니다.”

제26대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선거에 출사표를 낸 원재희 중기중앙회 부회장(한국폴리부틸렌공업협동조합 이사장·프럼파스트 대표)은 중소기업협동조합 지원이 가장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합 실정과 동떨어져 있거나 실현이 어려운 공약보다는 당장의 협회 운영비 지원이 더 필요할 수 있습니다.

Photo Image
원재희 중기중앙회 부회장

원 부회장은 “중앙회 본연의 역할은 전국 중소기업협동조합을 지원하는 것”이라며 “정부나 대기업, 하다못해 상대적으로 여건이 나은 조합에 협력을 요청하거나 중앙회가 보유한 일부 자산을 처분해서라도 500억원 이상 조합 지원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중앙회 보유 자산이 상당 부분 확대된 만큼 이제는 조합을 위해 써야할 때라는 지적이다. 특히 지역 조합이 혜택을 체감하기 힘든 비업무용 자산 활용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조합 활성화를 위한 또 다른 비책으로는 '회원사 간 거래' 활성화를 제시했다. 공공조달, 해외시장 진출 등 판로개척은 시간을 두고 해결이 필요한 만큼 중소기업계 내에서 단기 활로를 찾는 자구책의 일환이다. 우선 사무용품부터 부품·공장설비까지 조합 회원사가 취급하는 다양한 제품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기업 간 거래(B2B) 플랫폼 구축을 추진한다. 회원사가 물품 구매 시 조합을 통해 거래하며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식이다.

중앙회 내 조합 지원을 전담하는 50~60명 규모 본부급 조직 신설도 공약으로 내세웠다. 전국 조합에 중앙회 직원을 파견하는 등 현장 민원해결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중기중앙회장에 집중된 권한의 분산 필요성도 제기했다. 분야별로 전문화된 부회장단에게 권한과 책임을 위임, 소신껏 일할 수 있는 행정체제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책임 부회장으로 상시조직을 구성, 정부부처와 지속적으로 대화하고 소통하는 모델이다.

원 부회장은 “정부에만 현장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질책할게 아니라 중앙회가 먼저 현장에 나가서 조합이 처한 실상과 어려움을 파악하고 중앙회-조합 간 괴리를 줄일 필요가 있다”며 “그동안 제기된 여러 문제 가운데 중앙회가 전달 창구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해결되지 못하는 사안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원 부회장은 중기중앙회 4차산업혁명위원장을 맡아 스마트팩토리 확산에도 앞장섰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앙회가 추진하는 스마트공장 보급 사업에 대기업 협력을 이끌어내는데도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경영하는 프럼파스트 역시 2015년 스마트공장 시스템을 도입해 생산성 향상과 불량률 급감 효과를 체감했다.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사업을 끝까지 마무리하고자 하는 마음도 회장 출마를 결심한 동인 가운데 하나다.

현 정부 중소기업 정책에 대해서는 짧은 기간 내 너무 급격한 변화로 야기된 혼란에 아쉬움을 표했다. 특히 근로시간 단축 관련 탄력근로 단위기간은 반드시 1년으로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원 부회장은 “360만 중소기업, 자영업자, 소상공인을 대표하는 중기중앙회는 정부에 협조할 것은 협조하되 중소기업 경영과 발전을 저해하는 정책에는 단호히 맞서 반대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며 “반대 목소리에 합리적인 보완책과 대안이 제시될 수 있도록 중소기업연구원을 반드시 환수해 정책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기중앙회장 향해 뛴다]<5>원재희 "중앙회 본연의 역할은 조합 지원, 자산 처분해서라도 재원 마련해야"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