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영국 의회 '브렉시트' 표결.. 부결 가능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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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영국의 유럽연합(EU)탈퇴 즉 브렉시트를 예정대로 진행하느냐, 연기하느냐 운명이 갈린다.

15일(현지시간) 오후 7시경 브렉시트 정부 합의안에 대한 영국 의회의 승인투표가 예정된 가운데 부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영국 공영 BBC 방송 등 외신이 보도했다.

브렉시트 합의안이 의회의 승인을 통과하려면 영국 하원의원 650명 중 하원의장 등 표결권이 없는 인원을 제외한 639명 중 과반인 320명 이상이 찬성표를 던져야 한다.

소식통들은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의 막판 호소에도 불구하고 의회에서 브렉시트 합의안 통과 가능성은 낮다고 예상했다. 노동당을 비롯해 야당이 일제히 반대의사를 보이고 있고, 집권 보수당 내에서도 브렉시트 강경론자 약 100여명도 정부 합의안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브렉시트 자체를 반대하는 EU 잔류파 의원들과 당분간 관세 동맹에 잔류해야 하는 브렉시트 정부 합의안을 반대하는 강경론자 모두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외신에서는 100표차 이상으로 합의안이 부결될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다.

소식통들은 브렉시트 합의안이 100표 이상 벌어져 부결되면 메이 총리의 정치적 생명도 사실상 사망진단을 받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더이상 반대 의원을 설득할 수 없으며, 조기사임이나 불신임 투표가 이어질 가능성까지 내다봤다. 이때 영국이 기한연장을 요청해 7월로 브렉시트 발효를 미룰 수 있다.

일각에서는 새 내각을 구성해 EU와 새 협상안을 만드는 안도 제안하고 있지만, EU 수뇌부 역시 더 이상의 협상은 없다는 안을 고수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앞서 영국와 EU는 오는 3월 29일 브렉시트 발효를 앞두고 아일랜드, 북아일랜드간 '하드보더(국경 통과시 통행과 통관 절차를 엄격히 적용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미래관계가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영국 전체를 당분간 EU 관세동맹에 잔류하도록 하는 내용을 브렉시트 합의안에 담았다.

이른바 '백스톱(안전장치)' 규정으로 백스톱이 가동되면 영국은 일방적으로 협정을 종료할 수 없어 EU 관세동맹에 계속 잔류해야 한다.

최악의 상황은 이같은 백스톱 규정을 담은 정부 합의안까지 부결된 상황에서 예정대로 '노딜 브렉시트'를 3월 강행하는 경우다.

정부와 의회, EU 모두 가장 바라지 않는 상황이지만, 이 경우 상품 통관, 국경 통과 문제 등도 정해지지 않아 대혼란이 예상된다.

세계 5위 경제대국으로 금융중심지인 영국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면 세계 경제도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