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신년기획]혁신서비스 성공사례 '마켓컬리'...기자, 일주일 이용해 보니

#. 서울에서 거주하는 1인가구 A씨는 모바일 쇼핑을 자주 활용한다. 간편한 결제를 통해 쇼핑에 큰 시간을 들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A씨는 비누·세제·샴푸 등 생활 필수품에서 속옷 등 간단한 의류, 책상·쇼파까지 모두 온라인 쇼핑으로 구입했다. 최근에는 끼니를 해결할 반찬·식재료도 모두 모바일 쇼핑으로 구입한다.

정보기술(IT)을 접목한 혁신서비스가 일상을 바꾸고 있다. 간단한 생활용품에서 의류와 가구 등을 넘어 식품까지 온라인 배송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구축됐다. 특히 새벽에 신선식품을 배송하는 온라인 서비스 '마켓컬리' 성장세가 가파르다.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는 IT를 접목한 효율적인 상품 관리로 빠르고 효율적인 배송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었다. 올해에는 다른 온라인 유통업체도 신석식품 온라인 배송 경쟁에 합류하며 온라인 신선식품 배송 시장이 확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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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컬리, 2015년 서비스 첫 시작...새벽에 신선식품 배달, '샛별 배송'으로 차별화

마켓컬리는 골드만삭스·맥킨지 등 글로벌 기업에서 경력을 이어오던 김슬아 대표가 시작한 온라인 배송 서비스다. 김 대표는 2015년 1월 1일 법인 더파머스(현 법인 컬리 전신)를 설립했다. 반년 뒤인 5월 21일 신선식품을 온라인으로 배송하는 마켓컬리 서비스를 시작했다. 친환경 식재료와 해외 식료품, 유명 레스토랑 음식 등으로 눈길을 끌었다.

마켓컬리는 신선식품을 좋은 상태로 배송하기 위해 최적화 한 '샛별 배송'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했다. 샛별 배송은 전날 오후 11시까지 인터넷을 통해 주문하면 오전 7시 전에 문 앞에 상품을 배달한다. 소비자는 전날 딴 상추나 잎채소 같은 식재료, 조리된 지 하루가 지나지 않은 두부 등을 다음날 아침 밥상에서 맛볼 수 있다. 소비자가 잠들기 전에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다음날 아침식사 거리를 주문하고, 다음날 일어나면 문 앞에 음식이 배송돼 있다. 잠자는 시간에 배송하기 때문에 소비자가 체감하는 배송 시간은 더 짧다.

박길남 컬리 대표이사 최고재무관리자(CFO)는 “소비자에게 가장 신선하고 빠르게 전달하기 위해 출근 전 식품을 받을 수 있는 샛별 배송을 도입했다”면서 “식품은 다른 상품과 달리 스펙이 명확하지 않고 어떻게 다뤄졌나에 따라 질이 달라진다. 새벽에 식품을 배달하면 직사광선을 피해 신선식품을 신선하게 배달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마켓컬리 이용해 봤더니...잠들기 전 주문, 눈 뜨자마자 신선한 식재료·식품 눈앞에

기자는 실제 마켓컬리 서비스를 일주일 간 이용해봤다. 마켓컬리 서비스는 현재 수도권 지역에 한해 샛별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서울 영등포구에서 1인가구로 거주하는 기자도 샛별 배송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었다.

샛별 배송 서비스를 체험하니 결론적으로 균형 잡힌 영양을 섭취할 수 있었다.

기자는 오전시간대 공복을 피하기 위해 아침식사를 가급적 챙겨먹는 편이다. 그러나 바쁘게 출근해야 하는 탓에 전날 편의점에서 사 먹는 샌드위치·우유·도시락 등 간편식품으로 아침식사를 해결하는 때가 많았다. 편의점에서 제공하는 식품으로 포만감을 해결할 수는 있었지만 골고루 영양소를 갖춘 균형 잡힌 식사를 하기는 힘들었다. 실제 스마트폰 헬스 앱을 통해 섭취한 음식물을 기록하고 영양 성분표를 살펴보면 편의점에서 산 식품으로 식사를 했을 때 포화지방·나트륨 함량이 기준치인 23그램(g)·1500밀리그램(㎎)을 식사 한 번으로 초과할 때가 많았다.

반면 마켓컬리 앱에서 추천하는 제품으로 아침식사를 해결하니 비타민과 식이섬유 섭취량이 많아지고 나트륨 함량은 줄었다. 유기농 요구르트와 어린잎채소, 국산콩 두부 등을 주문한 결과다. 마켓컬리 앱에서 추천하는 상품 목록을 바탕으로 취향에 맞는 식재료·식품을 선택할 수 있는데, 인스턴트 제품은 없다. 신선한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먹다보니 인스턴트 식품을 먹을 때보다 위장에 전해지는 부담도 줄어든 느낌이다.

샛별 배송을 활용하면 빠르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도 효율적으로 원하는 식재료·식품을 배송받을 수 있었다. 회식이나 저녁 약속으로 과음한 날에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서 스마트폰 앱에서 '해장용' 음식을 신청할 수 있었다. 그날그날 원하는 식재료나 식품을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주문하고, 신선한 상태로 받아볼 수 있었다.

샛별 배송은 주말에도 이어진다. 외부 약속이 없는 주말에는 슈퍼마켓에서 장보듯이 식재료·식품을 주문할 수 있었다. 스테이크나 아보카도 같은 일반 슈퍼마켓에서는 보기 힘든 재료도 온라인으로 빠르게 받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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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6일 마켓컬리 샛별 배송을 통해 받은 신선식품들. 얼음팩과 함께 배송돼 신선함을 유지한다.

◇데이터 심층 해석 더해 꼼꼼하게 상품 관리...IT 기술 접목으로 사업 효율 높여

신선식품 배달 서비스는 온라인 위주로 배송하는 업체에게는 위험부담이 크다. 식품 컨디션을 꼼꼼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상한 식품·식재료를 배달할 염려가 있기 때문이다. 유통기한이 지나 폐기하는 식재료·식품은 곧바로 손실로 이어진다.

마켓컬리는 소비자 데이터를 심층 분석하고 수요를 선제예측하는 IT 기술을 접목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했다. 마켓컬리 서비스에서 다루는 상품 품목은 현재 4000개가 넘는다. 일 평균 주문량도 1만2000건을 초과한다. 컬리는 마켓컬리 서비스에서 취급하는 품목을 회사에서 직접 구매한 후 판매한다. 회사에서 직접 재고물량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정확한 수요예측 시스템이 필요하다.

컬리는 데이터를 심층 분석하는 '데이터농장' 팀을 통해 정교한 수요 예측 시스템을 구현했다. 데이터 농장팀은 사업부에서 원하는 데이터를 제공하기 위해 데이터 인프라·분석·자동화를 담당한다. 데이터 농장팀을 포함한 회사 내 개발자 40명과 IT 기술을 접목해 상품 수요 예측을 높인다. 한 예로 상추는 재배에 2주 정도 시간이 걸리고 3일 전에 주문을 해야 한다. 이 공급망관리 시스템을 데이터에 기반, 정확한 수요를 예측한다.

박 CFO는 “데이터 농장팀은 데이터를 가공해서 관계를 찾는 것뿐 아니라 의미있는 정보를 만들어내는데 집중한다”며 “잘 팔수 있는 물건을 선점하고 식재료나 식품을 팔릴 만큼만 사오는 예측 시스템을 적용해 상품 폐기율을 1% 이하로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마켓컬리 서비스를 시작하던 2015년만 해도 제품을 직접 구입해 판매하는 방식으로 하면 돈을 많이 잃는다는 우려가 있었다”며 “결과론적으로 성장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데이터를 활용한) 분석의 힘이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매출 1000억원 돌파...올해 고객 맞춤별 서비스 강화

마켓컬리 서비스 성공에 힘입어 컬리 매출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마켓컬리 서비스를 시작한 첫해인 2015년 매출 29억원을 기록했고, 2016년에는 174억원, 2017년 46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은 1000억원을 돌파했다.

올해는 사용자 맞춤형 추천 서비스를 강화해 커지는 온라인 신선식품 시장 우위를 이어가는 전략을 펼친다. 박 CFO는 “쿠팡과 신세계에서 온라인 신선식품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관련 시장이 몇천억원에 이르는 규모로 커질 것”이라며 “고객별 식품 추천 서비스를 강화하고, 협력업체와 상생도 도모하겠다”고 강조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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