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에서 인슐린을 만드는 베타세포(β cell)를 약으로 재생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는 아직은 시험관 실험과 동물실험 단계이지만 베타세포의 소실 또는 부족으로 발생하는 1형(소아) 당뇨병과 2형(성인) 당뇨병 치료에 새로운 길이 열릴지 주목된다.
미국 마운트 시나이 병원 당뇨병-비만-대사 연구소 소장 앤드루 스튜어트 박사 연구팀은 두 가지 약을 함께 투여하면 베타세포를 하루 5~8%의 비율로 재생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헬스데이 뉴스와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두 가지 약 중 하나는 앞서 연구에서 베타세포의 분열과 증식을 촉진하는 것으로 밝혀진 하르민(DYRK1A 억제제)이고 또 하나는 형질전환 성장인자 베타 슈퍼패밀리(TGFβSF) 억제제라고 스튜어트 박사는 밝혔다.
시험관 실험 그리고 쥐 실험에서 하르민 하나만으로는 베타세포의 재생률이 하루 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하르민과 함께 투여했을 때 베타세포의 재생률을 높이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약으로 TGFβSF를 찾아내게 됐다고 그는 설명했다.
두 약을 함께 사용했을 때 베타세포의 재생률은 5~8%로 크게 높아졌다.
이 정도의 속도면 사람의 베타세포 집단을 보충하기에 충분하다고 스튜어트 박사는 말했다.
현재 당뇨병 환자의 베타세포 재생을 유도할 수 있는 약은 없다고 그는 강조했다.
앞으로 문제는 이 약을 베타세포에만 전달하는 운반 수단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한다. 혹시 다른 세포의 재생까지 유발해 원치 않는 부작용이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하나 문제는 면역세포가 베타세포를 파괴해 발생하는 1형 당뇨병의 경우 이 정도의 베타세포 재생이 면역체계의 베타세포 파괴 속도를 감당해 낼 수 있느냐는 것이다.
당뇨병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2형 당뇨병은 인슐린 생산이 부족하거나 세포가 인슐린을 활용하는 기능이 떨어져 발생하지만 1형 당뇨병은 면역체계가 인슐린을 만드는 췌장의 베타세포를 공격, 인슐린이 아주 적게 혹은 거의 생산되지 않아 발생하는 일종의 자가면역질환이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의 과학전문지 '셀 메타볼리즘'(Cell Metabolism) 최신호(12월 20일 자)에 발표됐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