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현 JB자산운용 대표)가 20일 “JB금융그룹을 성장시키는 대신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김 대표는 “김한 회장이 2010년 취임한 후 JB금융 자산 규모는 9조원에서 47조까지 확대됐으며, 광주은행을 인수하며 300% 성장했다”며 “다만 같은 기간 성장을 워낙 많이 했기 때문에 다른 금융그룹에 비해 자본력이 크게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내실 다지기'에 나선 배경으로 성장률은 지방 금융그룹(100%), 시중은행(36%)보다 높지만 보통주자본비율이 금융감독원 지도 기준에 소폭 미치지 못한 점을 들었다.
자산운용 대표로서의 경력이 그룹을 새로운 방향으로 이끄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자신했다. 그는 “그간 금융그룹 중 배당성향과 배당수익률이 가장 낮았으며, 여러번에 걸친 증자로 주주 피로감이 있기 때문에 내년부턴 주주친화적인 방향으로 가야한다”며 “이를 위해 자산운용 업종을 확대할 계획이 있다. 그 업종이 총자산순이익률(ROA)가 높고 앞으로 금융권이 자산관리(WM) 추세로 갈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주주 배당성향을 4대 금융그룹 수준까지 올린다는 계획도 밝혔다. 현재 4대 금융그룹(신한·하나·국민·우리) 배당성향은 20%~25%이며, JB금융그룹은 6.9%에 불과하다. 다른 지방 금융그룹(BNK 13.8%, DGB 17%)에 비해서도 낮은 편이다.
DGB금융이나 BNK금융처럼 증권사나 카드·보험사 인수합병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아주 좋고 가격이 낮은 매물이 나오면 안 할 이유는 없지만 무리해서 할 이유는 없다”며 “또 M&A가 미리 계획해서 되는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에 미리 정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현지 은행을) 인수할 가능성은 있다”며 “(2016년 인수한)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도 잘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디지털 전략이 질적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강조했다. 그는 “디지털화는 내실 다지기를 더 심도 있게 하기 위한 방법”이라며 “디지털화는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기 때문에 강조할 필요도 없다”고 밝혔다.
김기홍 내정자는 내년 3월 JB자산운용 대표 임기를 마친 후 JB금융지주 회장으로 취임한다. 내년 3월 김한 회장뿐 아니라 송종욱 광주은행장과 임용택 전북은행장까지 임기가 끝나며 대대적인 세대 교체가 이뤄질 전망이다. 임원 인사에 대해 김 내정자는 “적합한 행장 인재를 찾기 전까진 겸임을 하는 한이 있어도 서두르지 않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앞서 김한 J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달 30일 3연임에 도전하지 않고 용퇴 의사를 밝혔다. 이어 지난 19일 김기홍 대표가 임원추천후보위원회에서 차기 회장 내정자로 선정됐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