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고용노동부가 탄력근로제 활용 실태조사결과를 공개했다. 탄력근로제가 임금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노동계 우려와 달리 실제 조사 결과는 '도입 이후에도 임금 감소가 없었다'는 응답이 95%에 육박했다. '연장근로시간에 변화가 없었다'는 응답도 80%를 넘었다. 또 도입기업 24%가 '현행 제도로 주 52시간 근무제에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답했다.
탄력근로제는 일정 단위 기간 중 일이 많은 주의 근로시간을 늘리고 다른 주의 근로시간을 줄여 평균치를 법정 한도 내로 맞추는 것이다. 정부는 현행법상 최장 3개월인 단위 기간을 6개월로 늘리는 등 탄력근로제 확대 적용을 추진 중이다.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를 바라는 업계는 정부 움직임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단위기간 확대를 요청하는 이유는 업종별로도 차이가 있다. 이번 조사에서 건설업과 전기·가스·수도, 제조 업종의 경우 주 52시간 초과 집중근로기간이 3개월 이상 지속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강하게 주52시간 근로에 대한 입법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온 IT서비스업계는 근무시간에 대한 개념이 타업종과 달라 단위기간 확대 없이는 52시간제를 제대로 지킬 수 없다고 어려움을 호소한다. SW 개발의 특성상 프로젝트 단위별로 개발이 이뤄지고 결과물 산출에 대해 임금이 지급되는 정산 개념이 반영돼있기 때문이다. 업무 특성도 선행 업무가 진행돼야 후행업무가 가능한 구조다.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은 6개월 계도기간을 거쳐 내년 1월 의무화된다. 탄력근로제 확대 여부는 내년 2월 국회에서 결정한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새해 1월까지 논의를 마치겠다는 계획을 내 놨다. 정책은 구체적인 실태와 통계를 기반으로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용노동부가 공개한 탄력근로제 도입이 근로시간 연장과 임금 감소 등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실태조사는 정부와 국회 결정에 도움이 되는 의미 있는 결과다. 탄력근로제는 이해당사자간 충분한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경제·산업 경쟁력을 저하시키지 않는 수준에서, 업종별 특성을 고려해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정책이 마련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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