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화탄소' 중독 치료는 어떻게 하나

강릉 펜션 사고 원인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드러났다. 일산화탄소는 일상생활에서 생성되는 유독가스 중 가장 위험한 기체다. 일산화탄소는 산소가 부족한 상태로 연료가 연소할 때 불완전 연소로 발생한다. 무색, 무취기 때문에 잠들었다면 알아차리기 어렵다. 과거 '연탄가스 중독'으로도 알려진 일산화탄소 가스 중독은 연탄 사용이 줄고, 보일러 제작 기술이 발달하면서 환자 수는 크게 줄었다. 경보기가 없는 보일러나 히터가 켜진 자동차에서 잠을 잘 경우, 화재현장에서 구출된 환자 등에서 관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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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일산화탄소는 헤모글로빈이 산소를 제대로 실어 나르지 못하게 해 체내 산소 부족을 유발한다. 이에 따라 뇌, 심장, 근육 등 장기 기능 저하와 두통, 어지럼증, 메스꺼움 등을 유발한다. 심해지면 기면, 혼수, 발작, 호흡마비 등이 생겨 사망에 이른다. 실제 구조대원이 사고가 발생한 강릉 펜션에 도착해 가스 농도를 측정한 결과 일산화탄소 농도는 정상보다 약 8배나 높은 150ppm을 기록했다.

유기철 한강성심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과거 연탄가스 중독과 같은 일산화탄소 중독은 일산화탄소가 조직으로 보낼 산소를 붙들고 있어 근본적으로 저산소증을 유발하는 것”이라면서 “부족한 산소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보충해 치료한다”고 말했다.

산소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만큼 치료 역시 산소를 공급한다. 일산화탄소 가스에 노출된 시간에 따라 고농도산소 공급, 고압산소치료 기기 활용 등으로 나뉜다. 경증인 경우 마스크 형태 산소호흡기를 달고 100% 산소를 마신다. 대기에서 일산화탄소 헤모글로빈 반감기는 평균 5시간이지만, 100% 산소를 공급하면 1시간으로 단축된다.

노출 시간이 길 경우 고압산소치료를 한다. 의식이 없거나 임산부 등이 대상이다. 2.4~2.8 기압에서 약 90분간 진행되는 고압 산소치료는 헤모글로빈 반감기를 20분까지 낮춘다. 다만 산소독성에 의한 발작, 높은 압력으로 귀나 허파 손상, 혈관 내 가스색전 등 부작용을 유발하기도 한다. 강릉 펜션 사고 학생들도 고압산소치료를 받고 있다.

유 교수는 “일산화탄소 중독 환자가 거의 없다보니 고농도산소나 고압산소치료 기기를 갖춘 곳이 거의 없다”면서 “일산화탄소 중독 치료를 마쳤다고 해도 노출 시간이 긴 경우 뇌, 중추신경계 손상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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