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신임 경제부총리가 19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만나 “(재정과 통화) 정책 공조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상견례 겸 첫 오찬 회동을 가졌다.
홍 부총리와 이 총재는 1시간 10분가량 비공개 오찬을 하며 한미 금리 격차 등 금융시장 현안과 실물경제 상황을 논의했다.
홍 부총리는 오찬 종료 후 열린 기자 브리핑에서 내년도 경제정책 방향 내용을 소개하면서 “재정 규모를 470조원 확보하고 적극적으로 확장적인 재정 정책을 펴나갈 예정이지만 재정 역할만으론 부족하다”며 “통화, 금융정책이 조화롭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한은 독립성을 의식한 듯 “한은에 주문한 것은 따로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도 민간투자와 일자리 관련, “한은이 금리 결정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 역할이 있기 때문에 큰 틀에서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말을 나눴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최근 가계부채 문제라든지 미국 금리 인상 추이, 글로벌 금융 변동성, 미중 무역 마찰 등 대내외적으로 리스크 요인들이 상존해 있기 때문에 총재님께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중요한 조언을 듣고자 한다”며 “한은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논의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며, 제가 더 적극 이주열 총재님을 찾아뵙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양측이 정례화된 회동을 갖는 대신 수시로 만나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홍 부총리가 먼저 “'정례화'라는 단어는 적합하지 않다. 제가 필요하면 언제든지 만나자고 했기 때문에 국제회의 등 수시로 접촉해서 긴밀하게 의견 나누겠다”는 뜻을 개진했다. 이에 이 총재도 “금리 결정 외에 한은의 역할에 대해서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와 홍 부총리는 국내 경제 투자·고용이 부진하고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 내년도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미중 통상마찰, 선진국 통화정책 정상화, 가계부채 위험요인에 대한 선제 대응체계를 강화하고,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조화롭게 운용하기로 했다.
홍 부총리는 20일 발표되는 미국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금리 결정에 관해 “시중에서 예상한대로 결정될 것”이라며 “내년 금리 인상 속도 조절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생각하고 관심 있게 보겠다”고 말했다. 내일 금리가 결정되는 대로 긴급 대책회의를 소집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