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눈 망막이나 미세한 혈관을 3차원 고해상도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의료기기용 레이저 기술을 개발했다. 새로운 망막 질환의 진단 및 치료 가능성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총장 문승현)은 엄태중·이휘돈 고등광기술연구소 박사팀이 김창석 부산대 교수과 공동으로 눈 망막의 구조와 혈관을 더욱 빠르고 넓게 촬영할 수 있는 광결맞음 단층영상기기(OCT)용 레이저 광원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OCT는 안과에서 사용되는 최신 광영상 의료기기로 눈의 망막이나 눈의 전반부 모습을 높은 해상도로 촬영할 수 있다. 연간 2조원대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중심 파장이 1.0㎛인 파장가변 레이저 OCT는 투과도가 우수해서 눈의 미세한 혈액 흐름까지도 촬영이 가능하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3개 회사만이 OCT용 파장가변 레이저 상용화에 성공해 가격이 비싸고, 시스템이 복잡하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연구팀은 능동 모드 잠금이라는 기술을 파장가변 레이저에 응용함으로써 기계 움직임이 갖는 속도의 한계를 극복하고 레이저 출력 안정성을 높였다. 레이저 구조와 변조방법을 바꾸고 영상 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환자 망막의 OCT 영상의 화질이 임상에 쓰일 수 있는 수준으로 개선시켰다.
엄태중 박사는 “기존의 레이저 가변 기술의 단점을 극복하고 사람 망막의 OCT 영상을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극소수 기업이 독점해온 고속 OCT용 레이저 광원 시장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