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업계, 늘어지는 인증 소요기간에 발 '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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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CCTV 보안 인증 지연으로 기업이 제품을 만들고도 제때 납품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TTA '공공기관용 IP카메라·NVR 보안 성능품질 TTA Verified Ver.1(이하 '인증')' 소요시간을 단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TTA가 올해 초부터 실시한 CCTV 인증 소요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인증은 사전인증과 본인증 2단계로 실시된다. 사전인증과 본인증을 포함해 통상적으로는 3주가 걸리는 인증 작업이다. 시행 초 수개월간 인증제품이 없었지만 지난여름부터 인증제품이 등록되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21개 제품이 인증을 획득했다.

그러나 공공기관 납품을 위해 인증을 진행하는 업체들 반응은 사뭇 다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지난여름에 신청한 인증이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 올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면서 “인증이 길어진다면 새해 공공기관 납품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증은 국내 공인기관이 CCTV 성능을 검증해 불량 제품을 퇴출하고 국내 산업계를 활성화하겠다는 취지에서 운영되고 있다. 보안 허점을 드러낸 CCTV가 해킹당해 피해가 발생하면서 사회적으로도 CCTV 보안 경각심이 높아졌다. TTA는 인증절차를 거쳐 성능, 호환성, 공공안전(보안성)을 종합 평가한 뒤 이를 충족한 제품에 인증서를 발급한다.

강제사항은 아니지만 공공기관도 TTA 인증 제품을 우선 도입할 방침을 세웠다. 까다로운 인증인 만큼 수준 미달 CCTV는 사실상 공공기관 납품길이 막혔다. 반면에 수준급 제품을 출시해왔던 국내 업체에는 공공기관 납품 안정성이 높아졌다. 분명한 순기능이 있다.

다만 인증기간이 너무 길어지면서 업체의 생산차질, 납품기일에 영향을 미쳐서는 곤란하다.

익명을 요청한 국내 제조사 대표는 “저가 중국산 제품과 품질 미달 제품으로 그간 겪었던 어려움이 컸지만 인증 시행으로 한시름 놓았다”면서도 “시행 초부터 인증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는데 결국 예상했던 일이 벌어졌다. 좋은 취지라지만 업계가 실질적으로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TTA는 인증 소요 기간 적체에 대해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뾰족한 해결책은 마련하지 못 한다. 올해 담당 인원을 지속 보강했고 내년에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TTA관계자는 “올해 첫 도입된 인증시험 평가는 인증을 신청하는 기업, 수용 기관 모두 처음이다 보니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면서 “내년 인력 확충과 업무 노하우가 쌓이면서 적체 현상은 빠르게 해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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