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계 기관장의 조기 사임이 정권마다 반복되면서 이를 막는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치 논리에 따른 정권의 기관장 교체를 막을 수 없다면 기관장 임기나 선임 절차에 손질을 가해서라도 기관장 유고가 반복되는 일을 막아야 한다는 의견이다.
노석균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과실연) 상임대표는 과기계 기관장 임기를 대통령과 같이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통령 임기가 끝날 때 함께 일했던 과기계 기관장 역시 임기를 마치면 후임 정권에서 일어날 변수를 차단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과학기술계 기관장 인선도 정치논리에 구애받는 만큼 이런 '차선책'을 쓸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노 상임대표는 “해외 선진국처럼 과기계 기관장이 능력에 따라 정권에 상관없이 임기를 모두 채우고, 연임도 하면 좋겠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라며 “무리한 감사와 압박으로 기관장이 조기에 물러나고, 기관이 고통을 받느니 차라리 기관장과 대통령 임기를 맞추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수석 출연연연구발전협의회 총연합회(연총) 회장은 과기계 기관장에 더 높은 권위를 주는 방법으로 정권에 쉽게 휘둘리지는 일을 막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일부라도 연구 현장 목소리를 기관장 선임 절차에 담으면 자연스럽게 권위가 올라가고 정권의 그릇된 공격도 어느 정도는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양 회장은 해당 기관 인력을 대상으로 한 후보자 토론회를 열고, 일정 부분 현장 목소리를 선임과정에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는 “기관장이 단순히 위에서 임명해 내리는 인물이 아니라 어느 정도라도 기관의 민의를 반영하는 인물이라면 이전보다 더 큰 권위를 가질 것”이라며 “이 경우 정부가 불합리한 감사나 압력을 가하기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