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국 무시하는 해외사업자에 철퇴 내려야

아마존 자회사 인터넷방송 플랫폼인 트위치가 한국 정부의 사행성 방지 협조 요청을 무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는 인터넷업계에 최근 사회 문제로 떠오른 '인터넷방송을 통한 골드방' 단속 협조를 구하는 회의 참석을 요청했다. 네이버, 카카오, 아프리카TV, 판도라TV, 유튜브 등 국내외 대부분 업체가 참석했지만 트위치는 응하지 않았다. 사감위는 트위치 법무대리를 맡은 '김앤장'을 통해 우선 요청했지만 김앤장은 '한국사무소는 해당 정책에 결정권이 없다'는 답변을 전했다. 이에 사감위는 미국 본사에 메일로 공식 협조 요청했다. 그러나 어떤 형태의 회신도 받지 못했다.

골드방은 고스톱, 포커 등 웹보드게임에서 결제할 때마다 주는 보너스 '골드'를 활용, 전문 겜블러에게 베팅하는 작업을 말한다. 골드방에는 골드를 수집하는 브로커가 존재한다. 일반 게이머들이 브로커로부터 골드를 현금으로 구매하면 브로커가 구매자가 지정한 전문 겜블러에게 골드를 밀어주고 딴 돈을 현금화해 나눠 갖는다. 재화를 현금화하는 핵심인 브로커는 뒤에 숨어 있기 때문에 적발이 어렵지만 겜블러는 방송·계정중지 등 규제가 대체로 쉽다. 사감위가 인터넷 플랫폼 사업자들에게 협조를 요청하는 이유다.

트위치는 이 '골드방' 방송이 가장 심한 인터넷방송 플랫폼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밤 10시가 넘으면 트위치 포커 카테고리의 대부분 방송이 '골드방' 방송으로 전환된다고 귀띔했다. 국내 사업자는 자체 규정을 통해 골드방 방송을 강력하게 단속하고 있다. 그러나 트위치는 사행 방송을 막아 달라는 한국 정부 요청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트위치는 스트리머 220만명, 하루 시청자수 1500만명을 보유한 거대 글로벌 인터넷방송 플랫폼이다. e스포츠대회, 지스타 등 국내 자원을 활용해 성장했다.

트위치는 거대 로펌 뒤에 숨어 국내법 허점 찾기를 시작할 것이다. 어쩌면 이미 법률대리인으로부터 무시하면 된다는 조언을 받았을 수도 있다. 글로벌 사업자도 현지 정부 노력에 협조하는 것이 관례다. 한국을 무시하는 행태에는 정부도 더욱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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