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개발한 북미 전략형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텔루라이드'를 다음 달 디트로이트모터쇼에 처음 공개한다. 기아차 SUV 라인업에서 새 플래그십 모델 역할을 맡을 텔루라이드는 이달부터 전량 미국에서 생산, 현지 대형 SUV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내달 14일 개막하는 북미 최대 자동차 전시회 2019 디트로이트모터쇼(북미국제오토쇼, NAIAS)에 텔루라이드 양산형 모델을 선보인다. 텔루라이드는 이달부터 기아차 조지아 공장에서 양산을 시작, 모터쇼에 데뷔한 후 1분기 중 현지 판매를 시작한다.
텔루라이드는 개발 초기 단계부터 북미 대형 SUV 소비자 취향을 철저히 반영했다. 현지에서 인기가 높은 포드 익스플로러, 혼다 파일럿,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등을 철저히 벤치마킹한 것으로 전해졌다.
텔루라이드는 현대차가 최근 LA오토쇼에 공개한 팰리세이드에 적용한 현대·기아차 중대형 SUV 플랫폼을 공유한다. 실내는 3열 시트 7~8인승으로 구성하고, V6 3.8ℓ 가솔린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했다. 전자식 사륜구동 시스템은 물론 험로 주행 모드를 적용해 주행성능을 강화했다. 차로유지보조(LFA), 후방교차충돌방지보조(RCCA) 등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신기술도 선보인다.
기아차는 내년 텔루라이드 양산 목표를 5만5000대로 잡았다. 처음 선보이는 신차라는 점을 고려하면 공격적 수치다. 생산은 기아차 생산거점인 조지아 공장이 전담한다. 조지아 공장 연간 생산능력은 36만대 수준이지만, 올해 가동률은 60%대에 머물렀다. 텔루라이드는 침체된 조지아 공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기아차가 텔루라이드를 현지 양산하면 조지아 공장 생산 차종은 옵티마(국내명 K5)와 쏘렌토 2종에서 3종으로 늘어난다. 현지 SUV 라인업도 소형 니로부터 준중형 스포티지, 중형 쏘렌토, 대형 텔루라이드까지 3종에서 4종으로 확대한다.
기아차는 텔루라이드 현지 생산을 기점으로 부품 현지화 비율을 계속 높여 나갈 계획이다. 현재 조지아 공장 현지 부품 조달률은 절반에 못 미친다. 부품 현지화 비율을 높이면 생산성 향상과 미국 정부의 수입차 관세 압박에도 탄력 대응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부터 조지아 공장 생산 차종인 쏘렌토, 옵티마 판매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면서 “텔루라이드가 추가 생산에 돌입하면 조지아 공장 가동률도 점차 회복세를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