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미흡해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195개국의 서명으로 합의된 감축 목표치를 제대로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27일 내달 폴란드에서 예정된 유엔 기후 콘퍼런스를 앞두고 공개한 제9차 배출량 간극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이 4년 만에 처음으로 늘면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015년 12월 맺어진 파리 기후변화협약은 금세기 안에는 산업화 이전 시기 대비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최대 2도 이내로 유지한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UNEP는 2010년부터 매년 세계 각국의 감축 목표와 실제 감축량 사이의 차이를 분석하는 간극 보고서를 내놓고 목표의 실현 가능성을 점검하고 있다.
UNEP는 올해 보고서에서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지난 3년간 감소하다가 2017년 들어 사상 최고 수준인 연간 535억t에 달했다"며 2030년 배출량을 작년도 대비로 25~55% 줄여야만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애초 목표로 잡았던 1.5~2도로 제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파리 기후변화협약 목표 달성을 위한 2030년도 온실가스 배출량 한도 목표치는 420억t 수준이다.
UNEP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각국의 미진한 움직임으로 야기된 배출량 간극을 2030년까지 적절히 메우지 않을 경우 금세기 안에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2도 이내로 묶는 것이 실현하기 어려울 과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UNEP는 '2도 이내' 목표를 달성하려면 각국이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지금보다 세 배로 해야 하고, 한층 더 높은 목표치인 '1.5도 이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섯 배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제 규모가 큰 세계 주요 20개국이 집단으로 2030년까지의 이행 목표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며 미흡하게 이행되는 각국 결정 감축 기여분(NDC)의 철저한 이행을 촉구했다.
UNEP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에 파리 기후변화협약 탈퇴를 선언한 미국을 위시해 호주, 캐나다, 한국, 멕시코, 터키, 유럽연합(EU), 남아공 등을 2030년 NDC 목표치에 충족하지 못하는 나라로 거론했다.
UNEP는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과 러시아 등에 대해 NDC를 정상적으로 이행하는 것으로 평가했지만, 이는 애초 목표치를 낮게 잡은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