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SW) 기업 마이다스아이티가 사이버견본주택 입찰 과정에서 담합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가 발주한 사이버견본주택 제작 입찰에서 마이다스아이티·비욘드쓰리디·킹콩 등 3사가 담합한 사실을 적발해 과징금 총 4억5000만원을 부과하고 마이다스아이티를 검찰에 고발한다고 25일 밝혔다.
2012년 마이다스아이티는 저가 출혈 경쟁을 피하기 위해, 비욘드쓰리디는 기술평가와 무관하게 입찰물량을 안정적으로 수주하기 위해 담합을 시작했다. 양사는 한 번씩 돌아가며 낙찰을 받기로 하고 낙찰사가 들러리사에게 낙찰 물량의 절반을 하도급 주기로 합의했다.
2013년 양사간 하도급 단가 관련 분쟁이 발생한 후 마이다스아이티는 비욘드쓰리디를 몰아내고 더 높은 수익률로 계속 낙찰 받기 위해 자사 하도급업체인 킹콩을 들러리로 끌어들였다.
마이다스아이티는 킹콩에 “비욘드쓰리디를 3등으로 만들어서 떨어뜨릴 생각”이라면서 “법인으로 전환한 후 입찰에 들러리로 참여하라”고 제안했다.
마이다스아이티는 기술평가 비계량항목 점수 강제차등제도를 교묘하게 이용, 킹콩의 기술제안서를 대신 작성해주는 방법으로 비욘드쓰리디를 포함한 다른 경쟁사업자의 기술평가 통과 가능성을 낮췄다. 마이다스아이티는 킹콩의 투찰가격을 자신보다 높게 직접 입력했고, 자사는 비욘드쓰리디에게 기존 합의를 이행하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설계가격 대비 90% 초반 가격으로 투찰했다.
마이다스아이티와 킹콩은 LH의 감사를 우려해 2014년 담합을 일시 중단했다. 그러나 저가 출혈 경쟁에 부담을 느껴 이듬해 다시 합의를 재개했다. 이후 2016년 8월까지 지속 담합을 실행하다가 공정위가 현장조사에 나서자 합의를 중단했다.
정상 경쟁입찰 때에는 평균 낙찰률(예정가격 대비 낙찰가 비율)이 40.9%지만 이번 담합으로 평균 낙찰률은 90.5%까지 높아졌다. 이에 따라 LH는 과도한 예산을 지출할 수밖에 없었다.
공정위는 마이다스아이티 3억1100만원, 킹콩 1억3900만원 각각 과징금을 부과했다. 담합을 주도한 마이다스아이티는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비욘드쓰리디는 2016년 12월 폐업해 종결 처리했다.
성경제 공정위 입찰담합조사과장은 “담합을 차단해 입찰시장을 신속하게 정상화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