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막을 내린 지스타가 행사 기간 나흘 동안 총 23만5082명을 끌어 모았다. 역대 최대 관람객이다. e스포츠 행사와 인기 개인방송인이 구름관중을 몰고 다녔다. 올해 참가사 대부분이 인기 개인방송인을 동원, 대규모 홍보에 나섰다. 10대들은 열광하면서 개인방송인을 따라다녔다. 이 덕분에 행사는 외형으로 팽창했다.
성장은 손뼉 칠 만한 일이지만 이런 게임쇼는 아쉽다. 사람이 많이 찾았다고 글로벌 게임쇼가 아니다. 규모로만 따지면 차이나조이를 따라갈 게임쇼도 없다. 벡스코 1전시장 10배는 족히 넘을 것 같은 거대함은 E3나 게임스컴과 비교를 거부한다. 그러나 그 누구도 차이나조이를 E3, 게임스컴과 같은 급에 올려놓지 않는다.
E3와 게임스컴이 최고 게임쇼로 칭송받는 이유는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신작과 시연, 즐길거리가 많기 때문이다.
신작과 시연은 게임쇼의 꽃이자 존재 이유다. 게임 이용자들은 기대작을 직접 보고 플레이하기 위해 기꺼이 미국 로스앤젤레스(LA)와 독일 쾰른으로 향한다. E3는 가장 많은 신작이 공개되는 게임쇼다. 콘솔, PC, 모바일 가리지 않고 전 세계 게임이 공개된다. 각종 콘퍼런스와 행사로 신작 공개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린다. 게임스컴은 시연에 방점을 둔다. 2시간씩 기다리면서 게임을 하는 건 예사다. 접이식 낚시 의자는 필수다.
물론 지스타에도 게임은 있었다. 모두 상업으로 보나 기술로 보나 훌륭한 게임이었다. 그러나 다양성이 부족했다. 신작보다 이미 출시된 게임 홍보가 더 뜨거웠다. 결국 신작 부족이 개인방송인에게 의존하게 만들었다.
개인방송인을 이용해 콘텐츠를 채우는 것도 좋지만 지스타는 게임 전시회다. 행사 주목적은 게임이 돼야 한다. 해외에서도 개인방송인을 동원한 현장 행사를 열지만 주목적은 게임이다. 개인방송인은 전달자일 뿐 결코 행사 주인공은 아니다.
내년 지스타는 게임 이용자 기대감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장르, 플랫폼 게임이 쏟아져 나와야 한다. 이목을 집중시킬 경쟁력 높은 신작이 벡스코를 가득 채워서 게임쇼다운 게임쇼가 되길 기대한다. 그래야 '국제게임전시회'라는 명패가 면목이 선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