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의 창업실전강의]<45>사내창업은 가장 손쉬운 창업의 방법이다

창업은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직장인은 회사를 그만두고 사업을 하고 싶은 욕구가 마음 한편에 있다. 그렇다고 막상 사표를 던지고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창업을 주저하는 것은 직장인만이 아니다. 이미 창업해 활동하는 많은 사업가 역시 만약 기회가 주어진다면, 지금 사업을 접고 새로운 장소에서 새로운 사업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이러한 사람에게 비교적 손쉽게 창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는 제도가 하나 있다. 다름 아닌 사내창업제도다. 사내창업이란 회사와 임직원이 공동으로 투자해 사내에서 새로운 사업을 도모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사내창업은 일반적인 창업과 달리 재직 중인 회사와 함께 창업을 수행하였기 때문에 창업 과정에서의 불안감이 상당 부분 덜하다. 창업 과정에서 유발될 수 있는 다양한 리스크를 창업자 혼자 감내하는 것이 아니라 모회사와 함께 분담하기 때문이다.

사내창업 시 본사에서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물적, 인적 자원을 활용할 수도 있으며 창업 과정에서 직면하는 여러 어려움에 대해 본사로부터 직간접적인 지원을 받을 수도 있다.

사내창업이 비단 창업에 참여한 임직원에게만 유리한 것은 아니다. 모회사 역시 기존에 활동하고 있던 산업 부분이 정체 상태거나 심지어 역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장 손쉽게 신규 사업을 발굴하고 개척하는 방법이다.

기존 조직 구성원은 회사가 직면한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들 직원을 활용해 회사의 새로운 돌파구가 되어줄 신사업을 모색하는 것은 가장 효과성 높은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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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우리 주변에는 사내 창업을 통해 크게 성공한 사례를 쉽게 목격할 수 있다. 가장 대표 사례로 네이버를 꼽을 수 있다. 네이버는 삼성SDS의 사내 벤처제도를 통해 탄생한 기업이다. 당시 삼성SDS 연구원으로 재직하고 있던 이해진 의장은 사내 공모 1호 벤처로 네이버를 시작했다. 이후 회사를 독립시켜 지금의 네이버가 탄생했다.

인터파크 역시 사내벤처로 탄생한 기업이다. 데이콤의 소사장 제도를 통해 탄생한 인터파크는 모회사인 데이콤 경영상태가 어려워지자 모회사 지분을 추가로 사들여 완벽히 독립된 회사가 됐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인터파크의 경쟁사 중 하나인 또 다른 온라인 쇼핑몰인 G마켓이 한때는 인터파크 사내 벤처에서 출발한 회사라는 사실이다.

이처럼 사내창업이 적지 않은 성과를 창출했다고 해서 사내창업제도가 장점만 내포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사내창업제도가 내포하고 있는 가장 큰 단점으로는 단독 창업에 비해 의사결정 속도가 크게 느려진다는 데 있다. 원래 스타트업이 내포하고 있는 최고 강점 중 하나가 빠른 의사결정력에 근거한 빠른 대응력과 시장 적응력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사내창업 형태로 창업을 할 경우, 기존 모회사 의사결정 프로세스도 존중해야 하기 때문에 단독 창업에 비해 의사결정 속도가 현격히 느려진다. 따라서 빠른 의사결정이 요구되는 분야라면 사내창업이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음에 주의해야 한다.

최근에는 기존 대기업뿐만 아니라 에너지 공기업과 SOC 공기업에도 사내창업제도에 크게 관심을 보인다. 사내창업제도를 통해 자칫 경직화될 수 있는 공기업 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은퇴를 앞둔 임직원에게 새로운 삶의 기회를 제공해 주고자 하는 의도다.

창업에 관심은 있지만 정작 창업을 결심하지 못하고 있는 직장인이 있다면 모회사에 사내창업제도를 제안해 보는 것을 권하고 싶다.

박정호 KDI전문연구원 aijen@kd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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