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인 한국교통안전공단 민관합동조사단은 다음 달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조사단은 BMW 측이 제시한 화재 원인 외에 다른 위험요소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남은 기간 이를 집중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최종 조사 결과는 향후 관련 제도 개정과 집단 손해배상 소송의 중요한 근거가 될 전망이다.
앞서 조사단은 지금까지 조사를 토대로 BMW 측이 기존에 화재 원인으로 지목한 배기가스재순환장치(EGR) 바이패스 밸스가 화재와 관련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 대신 화재 원인을 EGR 밸브로 지목했다.
BMW코리아는 중간조사 결과 발표에 대해 기존 원인 분석과 같은 내용이며, 이미 리콜을 통해 개선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조사단이 차량 화재 원인이라고 지목한 EGR 밸브 열림 현상은 화재 주원인이 아닌 조건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리콜은 EGR 쿨러와 EGR 밸브 모두 개선품으로 교체하는 방식으로 이미 문제 요인을 개선했다”면서 “아직 조사 중인 사안인 만큼 최종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양쪽이 상반된 의견을 내고 있는 사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접수된 30여건 관련 소송 중 첫 사건 변론도 시작됐다. 현재까지 원고 수는 4000여명, 손해배상 청구액 규모는 500억원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최근 BMW 차량 화재 사고를 겪은 피해자 3명이 BMW코리아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첫 변론기일을 열고 양측 입장을 들었다. 그러나 재판부는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만큼 아직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면서 “최종 조사 결과가 우선 나온 후 다음 기일을 지정하겠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조사단이 이른 시일 내 최종 결과를 내기 위해 서두르기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신중을 기해 객관적이고 명확한 원인을 밝혀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최종 조사 결과 다른 화재 원인이 밝혀질 경우 후속 리콜이나 추가 소송이 이뤄질 수 있다”면서 “조사단 최종 조사 결과가 향후 소송 등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