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청소년 흡연을 억제하기 위해 전자담배를 대대적으로 규제하기로 했다고 AP와 AFP통신 등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DA는 연초와 민트, 멘톨 외에 체리와 바닐라와 같은 향을 첨가한 각종 전자담배는 편의점를 비롯한 전통적 유통 경로를 통해서만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 규제안을 이날 발표했다.
FDA는 해당 제품은 오직 구매 연령에 제한을 두고 있는 점포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하고, 온라인으로 판매할 경우에는 반드시 연령 확인 절차를 거치도록 하기로 했다.
전자담배에 대한 규제가 이처럼 강화되는 것은 미국 10대 청소년층에서 전자담배의 사용이 급증하고 있고 특히 과일과 캔디향을 첨가한 전자담배가 큰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스콧 고틀립 FDA국장은 규제안을 공개하는 기자회견에서 올해 들어 미국 고교생과 중학생의 전자담배 사용이 전년과 비교해 각각 76%와 48%가 늘어났다는 통계를 언급하면서 "이런 데이터가 내 양심에 충격을 주고 있다"고 개탄했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한달동안 최소 1차례 전자담배를 피운 미국 청소년은 무려 360만으로, 전체 고교생의 20%를 넘는다. 또 57만에 달하는 중학생이 전자담배를 피워본 것으로 나타났다.
고틀립 국장은 이런 추세는 멈춰야 한다고 밝히면서 "나로서는 한 세대 어린이들이 전자담배를 통해 니코틴에 중독되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규제 대상에서 연초는 물론 민트, 멘톨향이 첨가된 전자담배를 제외한 것은 일반 담배(궐련)를 줄이거나 끊을 생각을 갖고 있을지 모를 성인층에서 이들 담배 인기가 더 높기 때문이다. 고틀립 국장은 공중 보건을 고려한 신중한 균형잡기리고 설명했다.
한편 FDA는 궐련에 멘톨향, 여송연(cigar)에 각종 향을 첨가하는 것을 아울러 금지하는 방안도 이번 규제안에 담았다. 멘톨향 담배도 규제대상으로 겨냥한 것은 청소년층에서 일반 담배를 배우게 되는 가장 흔한 경로라는 이유에서다.
멘톨향 담배는 1950년대와 1960년대경에 선보이기 시작했고 일부 통계에 의하면 현재는 전체 판매량에서 3분의 1 정도의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영역을 넓혔다. 규제안은 내년 6월까지 공청 기간을 거친 뒤 발효될 수 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