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캐시 가격이 하드포크(전면 업데이트)를 하루 앞뒀음에도 하락세로 들어섰다. 비트코인캐시 하드포크를 두고 내부 분열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이는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도 악재로 작용했다. 그 결과, '대장주' 비트코인까지 650만원선까지 떨어졌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비트파이넥스 기준 비트코인캐시(BCH) 가격이 전일 대비 19.24% 떨어진 약 48만5000원 수준에 그쳤다.
지난 7일까지만 해도 비트코인캐시는 11월 하드포크에 대한 기대감으로 개당 72만원으로 거래됐다. 통상 하드포크 과정에서 갈라져 나온 새로운 암호화폐를 에어드롭(무상분배)하기 때문에 기대감이 고조된 것이다. 당시 비트코인캐시는 시가총액 1000억원이 넘는 암호화폐 중 유일하게 상승세를 보였다.
비트코인캐시는 2017년 5월 '뉴욕합의' 중 비트코인에서 분리된 암호화폐다. 비트코인캐시는 비트코인보다 거래 속도가 빠르고, 수수료도 2원에 불과하다. 우지한 비트메인 대표와 로저 버 비트코인닷컴 대표가 주요 인사로 참여하고 있다.
이번 하드포크로 '2세대 비트코인(비트코인캐시, 비트코인골드)'을 거쳐 '3세대 비트코인'까지 등장할 예정이다.
하지만 확장 방식을 두고 내부에서 이견이 생겼다. 로저 버와 비트메인 진영은 새로운 암호화폐를 '비트코인캐시 ABC(BCHABC)로 부를 것을 주장한 반면, 크레이그 라이트와 코인긱(비트코인캐시 채굴 풀) 진영은 '비트코인캐시 사토시 비전(BCHSV)'로 명명해야한다고 맞섰다.
BCHABC는 로저 버가 구상한 설계를 따른다. 비트코인과 완전히 다른 프로토콜인 스마트계약 솔루션을 도입하자는 것이다. 새로운 블록체인 순서 규칙 시스템 CTOR도 도입한다. 유동적인 거래(트랜잭션) 배열을 위해 발생 순서가 아닌 식별자(일종의 주소) 순서를 택한다.
BCHSV는 비트코인 창시자 나카모토 사토시가 만든 백서에 기반한다. 기존 비트코인 프로토콜을 유지하는 대신 블록 크기를 4배(32MB→128MB)로 키우자는 입장이다.
양측은 하드포크 전날까지도 의견 차를 좁히지 못했다. 특히 크레이그 라이트(BCHSV)는 로저 버에게 BCHABC 거래를 막아버리겠다는 협박 이메일을 보냈으며, 트위터에 '비트코인ABC 진영에 미래는 없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비트코인캐시에 대한 기대감 하락은 다른 암호화폐 가치 하락으로 이어졌다. 이날 비트코인은 약 650만원, 이더리움은 20만5000원으로 전날보다 각각 11.92%, 14.82% 떨어졌다. 코인마켓캡 닷컴에 따르면,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총 150억달러가 날아갔다.
업계 관계자는 “비트코인캐시 진영에 암호화폐 채굴업계 '큰 손'인 비트메인과 코인긱이 있다보니 다른 알트코인에 비해 전체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거대하다”며 “하드포크 전날까지도 BCHABC와 BCHSV 진영이 대립각을 세우다보니 투자자 기대심리가 빠져버린 것”이라고 진단했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