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취업자 증가폭이 4개월 연속 10만명 미만을 기록하며 '최악의 고용난'이 계속됐다. 1~10월 월평균 취업자 증가폭은 9만6800명에 그쳐 정부 목표(18만명)의 반토막 수준에 불과했다. 고용률은 9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실업률은 동월(10월) 기준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고용상황을 “엄중하다”고 평가하고 추가 대책을 고민해 2019년 경제정책방향에 담겠다고 밝혔다.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10월 취업자는 2709만명으로 전년동월대비 6만4000명(0.2%) 증가했다.
취업자 수 증가폭은 7월(5000명), 8월(3000명), 9월(4만5000명)에 이어 10월(6만4000명)까지 4개월 연속 10만명 미만을 기록했다. 경제활동인구가 계속 늘고 있는 상황에서 취업자 수 증가폭이 10만명 미만이면 사실상 취업자가 '제자리걸음'인 것으로 평가된다.
산업별로는 보건업및사회복지서비스업(15만9000명, 8.0%), 정보통신업(8만1000명, 10.4%), 건설업(6만명, 3.0%), 농림어업(5만7000명, 4.0%) 등에서 취업자가 증가했다. 그러나 도매및소매업(-10만명, -2.6%), 숙박및음식점업(-9만7000명, -4.2%),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및임대서비스업(-8만9000명, -6.5%) 등에서 줄었다.
연령계층별로 취업자는 60세 이상에서 24만3000명, 20대에서 6만1000명, 50대에서 6000명 각각 증가했다. 그러나 40대에서 15만2000명, 30대에서 7만4000명 각각 감소했다.
10월 고용률(15세이상 인구 중 취업자 비중)은 전년동월대비 0.2%포인트(P) 하락한 61.2%를 기록했다. 고용률은 지난 2월부터 9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고용률 9개월 연속 하락은 금융위기가 있던 2008년 1월부터 2010년 3월까지 27개월 연속 하락 이후 가장 긴 수준이다.
10월 실업률(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 비중)은 1년 전보다 0.3%P 상승한 3.5%로 나타났다. 동월(10월) 기준으로 2005년 3.6%를 기록한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았다.
다만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8.4%로 1년 전보다 0.2%P 하락했다. 작년 10월 있었던 공무원 채용 시험이 올해는 없었기 때문이다. 공무원 채용 시험이 있으면 비경제활동인구에 있던 수험생이 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면서 실업률이 높아진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7~10월 기간 취업자 증가폭이 약간 개선되는 모습이지만 고용률이 하락하는 등 고용상황은 엄중해 보인다”며 “여전히 좋지않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도 제조업 취업자 감소, 서비스업 고용 증가세 미약 등을 근거로 상황이 엄중하다고 평가했다. 규제개혁 등 혁신성장 노력 강화로 일자리 창출 여력 확충, 경제활력 제고를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홍남기 부총리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소가 차려진 예금보험공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10월 취업자 수가 9월보다 다소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여전히 엄중한 상황”이라며 “경제활력을 제고해 일자리 창출 여력을 확충하는 것이 시급하다. 정부가 추가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에 담겠다”고 말했다.
홍 후보자는 “일자리 문제는 우리 경제의 가장 중요한 현안”이라며 “정부가 이제까지 해온 것에 더해 추가로 어떤 것이 필요한지 12월 내내 그런 방향을 고민해야 하지 않나 싶다”고 강조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