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와 르노삼성자동차가 공격적 신차 출시와 물량 확대로 소형 상용차 틈새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연평균 판매량이 25만대 규모에 달하는 국내 소형 상용차 시장은 1t 트럭 포터와 봉고, 상용 밴 그랜드 스타렉스 등 현대·기아자동차가 독과점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내년 초 '렉스턴 스포츠 롱바디' 모델 출시를 확정하고, 양산 준비에 착수했다. 렉스턴 스포츠 롱바디는 플랫폼 개조를 통해 기존 렉스턴 스포츠(숏바디)보다 전장을 약 300㎜ 늘인 5400㎜ 수준으로 변경했다.
렉스턴 스포츠 롱바디 최대 적재량은 기존 400㎏에서 모델에 따라 100~300㎏ 늘어난 500~700㎏ 수준으로 전해졌다. 적재량이 늘어나면서 차체 무게를 지지하는 서스펜션도 주로 화물차에 사용하는 리프 스프링(leaf spring) 방식으로 바꿨다.
기존 렉스턴 스포츠가 프리미엄 레저용 차량임을 내세운 반면 새로운 롱바디 모델은 화물 적재 기능을 크게 강화, 포터와 봉고가 과점한 1t 트럭 시장 수요까지 흡수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올해 1월 출시한 렉스턴 스포츠는 10월까지 3만3658대가 팔리며 티볼리에 이어 두 번째로 판매량이 높은 쌍용차 효자 차종으로 등극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렉스턴 스포츠 롱바디를 내년 초부터 국내외 시장에 순차 투입할 계획”이라면서 “신차가 수출 물량 확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차는 지난달 국내에 르노 상용 밴 '마스터'를 국내에 도입했다. 마스터는 출시 첫 달 174대를 판매하며 시장 가능성을 입증했다. 올해 수입 예정 물량인 300대 계약도 모두 완료된 것으로 전해졌다. 르노삼성차는 내년 마스터 물량을 3000대까지 늘려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국내에 출시한 마스터는 S(Standard)와 L(Large) 두 가지 형태다. 전장은 마스터 S 5050㎜, 마스터 L 5550㎜ 수준이며, 적재량은 1200~1300㎏에 달한다. 포터나 스타렉스보다 차체와 적재함이 크고 넓어 화물을 더 효율적으로 운송할 수 있다.
쌍용차와 르노삼성차가 강조하는 세일즈 포인트는 안전성과 편의성이다. 국내 소형 상용차 시장은 극소수 차종만이 독과점적 지위를 누리는 구조다. 양사는 소형 상용차 소비자들이 빈약한 상품성에도 한두 차종밖에 선택권이 없다는 점을 고려, 최신 안전·편의사양을 적극 부각할 방침이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기존 국산 소형 상용차 모델은 안전성과 활용도 측면에서 후진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면서 “마스터가 소형 상용차 시장 독과점적인 구조를 뛰어넘을 대안으로 자리 잡으면서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다양한 르노 상용차 모델 추가 투입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