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이 내달 13일부터 장수 PC온라인게임 '마비노기 영웅전' 성인버전만을 제공한다. 지금까지 15세 이용가버전과 함께 서비스해 분산된 개발 비용을 청소년이용불가 버전에만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콘텐츠를 수정해서라도 12세 또는 15세 등급분류를 받아 이용자 확대에 열을 올리는 다른 게임사와 다른 행보다.
12일 넥슨에 따르면 현재 15세이용가, 청소년이용불가 두 버전으로 나눠 제공하는 마비노기 영웅전 서비스를 청소년이용불가 버전만 존치시키는 방향으로 결정했다. 내달 13일 이후 18세 미만 청소년은 마비노기 영웅전을 이용할 수 없다.
넥슨은 미성년 이용자가 1년 내 구매한 유료 아이템을 넥슨캐시로 돌려주고 18세 이상이 된 이후 게임에 접속하면 다양한 게임 아이템이 포함된 '복귀 감사 상자'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용자 정보를 삭제하지 않고 남긴다.
넥슨은 두 가지 버전을 하나로 줄여 개발 역량을 집중한다. 게임이 추구하는 사실적이고 강렬한 표현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마비노기 영웅전 개발 스튜디오는 이너아머, 부위 파괴, 물리 움직임 등 표현을 제한하던 족쇄에서 벗어났다. 셧다운제 솔루션 유지·보수 등 청소년 보호 코스트도 콘텐츠 업데이트에 활용할 수 있다.
넥슨은 충성도 높은 성인 이용자에게 빠른 콘텐츠 업데이트를 제공할 계획이다. 즐길 거리 확대로 게임 기대 수명도 늘릴 수 있을 전망이다.
넥슨은 “전투 연출, 액션, 의상 등 시각적 요소를 개발할 때 자체적으로 제한하는 등 여러 고려 사항과 제약이 있었다”며 “한가지 등급으로만 서비스를 제공해 액션성과 시각적인 품질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게임사는 이용자 확대를 위해 청소년에게 문호를 여는 방향으로 콘텐츠를 수정한다. 펄어비스는 '검은사막' 선혈 효과와 일부 의상을 삭제하고 의상 내구도 저하에 따른 파괴효과를 완화한 틴서버를 운영한다. '배틀그라운드' 역시 카카오게임즈가 혈흔 표현을 수정한 틴버전을 내놓았고 블리자드는 '스타크래프트2' 틴버전을 출시하기 위해서 일부 표현을 수정했다. '데스티니차일드' '리니지2레볼루션' '리니지M'처럼 모바일 게임도 일부 콘텐츠를 제외한 틴버전을 출시했다. 전부 이용자 확대를 위한 전략이다.
마비노기 영웅전은 출시 당시 청소년이용불가 판정을 받았다. 캐릭터·의상 선정성과 시체 훼손 등이 이유였다. 등급 분류 후 넥슨은 이용자 확대를 위해 15세 이용가버전을 만들어 지금까지 함께 서비스해왔다. 당시 마비노기 영웅전 개발 총괄 이은석 디렉터는 “보다 많은 게임이용자에게 플레이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며 이용자 확대를 위한 버전 출시임을 명확히 했다.
넥슨 관계자는 이용자 감소에 대해 “15세 이상 18세 미만 사용자가 많은 비율을 차지하지는 않는다”며 “액션성을 살려 이용자에게 높은 품질을 제공할 것”이고 밝혔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