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과학계와 산업계가 힘을 합쳐 세계 최초로 양자 나침반을 개발했다고 1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이 보도했다.
양자 나침반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에 의존하지 않고, 적의 탐지 및 변조를 무력화할 수 있는 독립적 항법장치다.
보도에 따르면 장치 개발은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과 영국 글래스고에 위치한 레이저 회사인 엠스퀘어드가 영국 국방부 지원을 받아 공동 수행했다.
양자 나침반은 현재 전자제품에 탑재된 가속도계보다 발전된 형태의 세계 최초 상용 가능한 양자 가속도계다. 휴대폰이나 노트북에 설치된 가속도계는 자주 재보정을 해야 한다. 최대 몇 시간 동안만 탐색이 가능하다.
이 시스템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물체의 속도가 어떻게 변화하는 지 측정해 작동한다. 극저온 상태에서 과냉각된 원자 움직임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엠스퀘어드는 이를 제어하는 레이저 장치를 개발하는데 3년이 걸렸다.
양자 나침반은 오랜 기간 바다를 항해하는 대형 배나 자율주행 차량에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영국 국방부는 핵 잠수함에 사용할 수 있는 독립적 나침반 장치를 만드는 데 엄청난 돈을 투자해왔다.
현재 지구를 도는 약 20개 위성 네트워크에 의존하는 GPS는 미군에 의해 개발됐다. 그러나 GPS 신호는 지구 상 모든 곳에서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주 환경이나 고층 건물에 막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수 있고, 변조나 교란이 쉬운 편이다.
그레이엄 말콤 엠스퀘어드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제 해적이 선박의 GPS를 교란해 암초로 유인하거나 해당 선박에 승선할 정도로 기술이 정교해졌다”면서 “이런 문제는 도시 안전 및 국가 안보에도 마찬가지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기술 개발 배경을 밝혔다.
임피리얼 칼리지 런던의 콜트매터센터 소장인 에드 힌즈 교수는 “전 세계가 인공위성의 글로벌 네트워크에 많이 의존 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유형의 항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기술 개발에 대해 “양자항법을 위한 여정의 시작일뿐”이라고 강조했다.
영국은 GPS 신호 수신 거부 등 오류로 인해 하루 10억파운드(약 1조4500억원)을 허비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인디펜던트지가 보도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