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고용 대개편...내년부터 '수시 맞춤형 채용'으로 전환

현대자동차가 내년부터 신입사원 공개 채용을 사실상 없애고 수시 채용만 진행한다.

불필요한 인력을 뽑지 않고, 필요한 부서에 맞는 인력을 효율 높게 뽑기 위해서다. 경력사원도 대규모 공채 대신 특정 직무에 필요한 인재만 수시로 채용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수시 채용을 현대차에서 우선 실시한 후 다른 계열사로 확대할 계획이다.

Photo Image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현대기아자동차 본사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내년부터 신입사원 공채를 실시하지 않는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올 하반기까지 공채와 수시를 병행했지만 내년부터는 수시 채용만 진행한다. 채용 홈페이지를 통해 필요한 직무 관련 인력을 상시로 뽑을 계획이다.

현대차는 최근 몇 년 동안 신입사원 공채 규모를 축소해 왔다. 올 상반기에는 신입사원 상시 채용 제도를 처음 도입했고, 하반기에는 인턴 채용까지 채용 규모를 확대했다. 2011년에 도입한 취업박람회 '잡페어'도 2015년부터는 하반기에만 진행했고, 올 하반기부터는 폐지했다. 신입사원 상시 채용과 인턴 채용을 확대하면서 잡페어 효용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매년 상·하반기에 실시하는 신입사원 공채는 우수 인력을 대거 뽑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분야별 전문 인재 채용에 한계가 있다”면서 “현대차는 올해 직무 중심 신입사원 상시 채용을 처음 도입한 이후 성과가 뛰어나 내년부터 수시 채용 위주로 인력을 선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 현대차 공채 제도는 인력을 대규모로 뽑아서 단일 부서에 배치하지 않고 여러 부서를 돌리는 '순환 보직' 형식이다. 신입사원은 여러 부서를 거치면서 다양한 직무를 경험하지만 한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기 어렵다. 이로 인해 현업에서는 신입사원보다 관련 직무 경력사원을 요구하는 경우도 많았다.

현대차가 채용 방식을 변경하는 이유는 분야별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서다.

최근 신입사원 상시 채용, 우수 인재 데이터베이스(DB) 구축, 이공계 석·박사급 인재 발굴 프로그램 '세계 톱 탤런트 포럼' 등을 통해 채용한 맞춤형 인재의 효율성도 경험했다.

다만 공채를 폐지하면 총 채용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 현 정부에서 추진하는 '일자리 늘리기' 정책과 배치될 수 있다는 우려다. 현대차뿐만 아니라 삼성, SK, LG, CJ 등 국내 대기업 대부분도 상시·수시 채용을 늘리면서 신입사원 채용 규모가 감소하고 있다.

취업 포털 관계자는 “대규모 공채는 기업 입장에서 고비용·비효율 채용 제도이기 때문에 축소하는 추세”라면서 “취업 준비생도 원하는 회사나 직무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는 한편 수시로 채용 홈페이지를 찾아야 취업 기회가 많아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입사원 공채 폐지 건은 내부 검토 사안이다. 확정되지는 않았다”면서 “다만 앞으로 수시 채용을 계속 늘리고, 직무 중심 채용 방식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