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포럼]풍력산업 육성 위해 힘 모을 때

화석연료 고갈과 환경오염 문제는 오늘날 우리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중대한 시련 가운데 하나가 됐다. 우리나라 역시 기후변화 대응 세계 기류와 함께해야 하는 상황으로, 그동안 유지해 온 '경제 급전'에서 '환경 급전'으로 전환을 천명한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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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기 한국풍력산업협회 회장.

우리나라에는 2017년 말 기준 90곳에 풍력발전기 573기가 설치돼 기가와트(GW)급 원전 1기에 해당하는 발전설비(1139.91㎿)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더딘 산업 성장 속도로 말미암아 신규 투자를 진행해 오던 국내 대형 풍력발전기 제조사가 사업을 철수하고, 부품업체도 연쇄 도산에 이르는 등 우리 풍력 산업계가 심각한 어려움에 처해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2030년까지 12GW급 해상풍력발전이 설치돼야 하며, 국내 해상풍력 산업 활성화가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아직 초기 단계라 할 수 있는 국내 해상풍력 분야에는 정부 육성 정책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 시작은 바람 자원이 뛰어나고 잠재력이 우수한 지역을 해상풍력 전략 거점으로 지정하는 것이다.

과거 유럽 조선업의 대표 도시이던 독일 브레머하펜은 조선업계 불황에 따라 지역 경제가 완전히 침체됐다. 독일 정부는 해결책으로 2001~2040년 장기 계획을 세우고 해상풍력 산업 유치와 단계별 해상풍력단지 조성에 의한 운송·설치 계획, 항만터미널로서의 해상풍력 전진기지화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주력 산업으로서 세계 경쟁력을 자랑하던 조선업이 침체 상태에 빠지자 대안으로 해상풍력산업 융합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확대되고 있다. 두 산업 간 구성 요소 다수가 유사해 조선기자재 업체 대부분은 시설 및 인력을 적게 투자, 사업 다각화 모색이 가능하다. 국내 업계가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해상구조물 제작 및 설치 기술력을 활용한다면 해외 선진 제조업체와의 기술 격차를 점차 좁힐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정부는 새만금 지역에 재생에너지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는 견해를 발표했다. 새만금이 소재한 군산은 대형 조선소의 사업 축소와 인력 감축 등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이 매우 시급하다. 과거 브레머하펜과 유사한 상황이다. 군산에는 이미 해상풍력 구조물 제작 등 풍력 산업과의 융합이 가능한 다수 조선업체가 포진돼 있어 지역 주력 산업과의 연계를 통한 일자리 창출 등 클러스터 조성 기반이 준비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으로 조성될 새만금 재생에너지 클러스터에는 제조·운영업체는 물론 기술 개발, 인력양성 등 국내 해상풍력산업의 전반을 아우를 수 있는 산·학·연 집적화가 이뤄져야 한다. 인근 지역 재생에너지단지와 연구기관과의 연계를 통해 해상풍력 거점으로 거듭나 클러스터 일환으로 건설되는 해상풍력 단지 조성 시 그 역할이 중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풍력산업은 풍력발전기 제조와 발전뿐만 아니라 발전기에 들어가는 전력 부품 및 타워·단조품과 블레이드 및 소재 제조·개발, 유지보수, 운송, 시공, 교육에 이르기까지 산업 간 확장성이 높고 발전 가능성이 짙은 산업이다. 우리나라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하기에 가능한 산업이다.

이제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온실가스 감축과 재생에너지 관련 산업의 육성 및 발전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 요구다. 체계를 갖춘 재생에너지 3020 이행 계획을 통한 산업 육성과 설비 보급 확대가 성공리에 실행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손영기 한국풍력산업협회 회장 wind@kwei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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