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에 ICT기업이 안 보인다

코스닥 시장에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사라지고 있다. 2009년 말 코스닥 시가총액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던 ICT 기업 시가총액 비중이 30% 초반 대까지 떨어졌다. 코스닥에 상장한 ICT 기업 수도 전년 대비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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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코스닥 시장에 발을 들이는 ICT 기업은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ICT 기업 자리를 제약·바이오 관련 기업이 채우고 있다. 활발한 장외시장 벤처 투자에도 유망 ICT 기업의 코스닥 관심 열기는 점차 식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일 기준 코스닥 시장 ICT 기업은 449개다. 지난해 말 대비 4개 감소했다. 전체 코스닥 상장사는 1267개사에서 1286개사로 늘었지만 ICT 기업은 준 것이다.

코스닥 시장에서 ICT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4.91%로 낮아졌다. 2009년 말 기준으로는 1028개 상장사 가운데 436개사가 ICT 기업으로, 코스닥의 42.41%를 차지했다.

코스닥 시가총액으로는 ICT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 크게 줄고 있다. 2009년 말 코스닥 시가총액 86조원 가운데 41조원은 ICT 기업 몫이었다. 47.82%에 달했다.

한때 코스닥 시가총액 절반에 육박하던 ICT 기업의 잠재 가치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연말 기준으로 2014년 말 일시 상승한 이후 2015년 들어 40% 아래로 떨어졌다. 상장 기업 비중보다도 낮은 수준의 시가총액 점유율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코스닥 전체 시가총액이 86조원에서 229조원으로 성장하는 동안 ICT 기업 시가총액은 41조원에서 72조원으로 31조원 증가에 그쳤다.

제약·바이오 관련 기업이 코스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되면서 ICT 기업은 자연스레 뒤로 밀려났다. 특히 지난해 코스닥 ICT 기업을 대표하는 카카오까지 유가증권시장으로 옮겨 가면서 ICT 기업 시가총액은 더욱 낮아졌다. ICT 기업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한풀 꺾이고 새로운 업종에 대한 기대가 커진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 ICT 기업 업황은 2014년 안팎 수준으로 주춤하기 시작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매년 발간하는 ICT 실태 조사에 따르면 전체 ICT 기업 매출액과 수출액은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4년 ICT 기업의 총 매출은 444조7672억원을 기점으로 2015년 436조2534억원, 2016년 433조5333억원으로 각각 줄었다. 상용 종사자도 2015년부터 감소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안팎에서도 코스닥 시장에서 ICT 기업 기대감을 접고 있다. 한국거래소 내부에서도 “ICT 기업 상장에 집중하기보다는 다양한 기업이 상장할 수 있도록 코스닥의 정체성을 다시 쓸 때”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기대감이 떨어진 ICT 기업의 코스닥 진입과 혁신을 위해 무엇보다 규제 개혁이 앞서야 한다고 전문가는 강조한다.

이정민 벤처기업협회 혁신벤처정책연구소 부소장은 “최근 4차 산업혁명 분야의 ICT 신산업은 말 그대로 규제 뭉치가 남아 있다”면서 “새로운 시도를 하지 못하는 만큼 신산업 발전을 위한 규제 개혁에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소장은 “유선통신 도입으로 국내 ICT 기업이 고성장을 이루던 당시에는 정보통신부가 역할을 했고, 무선통신이 도입될 당시에는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등으로 경제 환경이 어려운 만큼 신산업에 대한 규제가 많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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