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회사 무디스가 영국 정부가 추진하는 '디지털세'가 향후 몇 년간 대형 테크기업의 현금흐름을 줄이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세금 감면 혜택을 축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필립 해몬드 영국 총리는 지난주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 페이스북, 아마존, 우버와 같은 기업들에 2020년 4월부터 영국에서 발생한 수익에 대해 2%의 세금을 추가 부과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닐 베글리 무디스 수석 부사장은 “새로운 세금은 기업의 잉여현금흐름을 줄이고 트럼프 행정부의 2017년 감세법과 일자리법으로 얻은 세제 혜택을 축소시킬 것”이라고 말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무디스는 디지털세가 결과적으로 기업 신용등급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디지털세는 영국에서 수집된 고객 데이터를 이용해 수익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 중 연간 글로벌 매출 5억파운드 이상의 기업이 대상이다. 이는 알파벳과 페이스북을 세금 부과의 주요 타깃이 된 것을 의미한다. 넷플릭스와 같은 디지털스트리밍 서비스는 고객에게 서비스를 직접 판매해 수익을 내기 때문이다.
베글리 부사장은 "알파벳과 페이스북은 세계 디지털 광고 수입의 약 3분의 2를 창출하는데, 사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도화된 타깃팅 광고를 집행한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의 디지털세는 알파벳이나 페이스북같은 회사들이 광고를 제공하는데 필요한 데이터를 계속 수집하는 것을 막지 못할 것이다"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운영하는데 새로운 비용이 생겼고, 고객 증가에 따른 잠재적 비용 증가를 감당할 수 없을 경우 앞으로 몇 년 내 잉여현금흐름이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간 4억파운드까지 세금을 징수할 것으로 예상되는 디지털세가 자리잡게 되면 유럽과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유사한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베글리는 내다봤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